문화·스포츠 문화

촛불 이후 韓 민주주의 길, 한나 아렌트로부터 찾는다

한길사·아렌트 학회 ‘한나 아렌트 학교’ 공동 기획

내년 2월까지 22강으로 진행



전체주의와 악의 평범성, 인간다운 삶의 조건까지 혼란한 시대를 살아나갈 시민사회의 힘을 고민했던 한나 아렌트의 사상이 대중과 만난다.

한국아렌트학회와 한길사는 1일 서울 서대문의 인문예술공간 순화동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31일 ‘한나 아렌트 학교’를 개강한다고 밝혔다. ‘한나 아렌트의 사상과 한국의 정치 사회’를 주제로 열리는 아렌트 학교는 ‘악의 평범성’ ‘시민불복종’ ‘인간의 조건’ 등 아렌트 사상 전반을 다루는 데서 나아가 아렌트 사상을 한국 민주주의와 개인의 삶, 페미니즘 등에 접목하는 자리다.

독일의 정치사상가인 한나 아렌트는 전체주의, 권력과 정치, 권위의 개념 등을 탐구하며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전체주의의 기원’ 등을 집필한 학자로 비판적 사고가 없는 개인들이 저지를 수 있는 ‘악의 평범성’ 개념으로 나치 부역자들의 행동 근거를 설명한 것으로 대중에 잘 알려져 있다.


이번 강의는 촛불시위 이후 한국의 현실을 설명하는 통찰을 한나 아렌트의 사상에서 얻어보자는 학계 안팎의 요구로 기획됐다. 아렌트 관련 서적을 꾸준히 펴낸 한길사는 지난 3월 다섯 차례에 걸쳐 ‘한나 아렌트 특강’을 진행했고 당시 강의마다 100여명의 독자가 몰릴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촛불혁명 과정에서 촛불의 당위성을 각성하는 사상으로서 한나 아렌트가 확실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아렌트의 정치사상을 더 깊이 공부하고 싶다는 독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번 강의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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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까지 총 22강으로 매주 목요일 순화동천에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김선욱 한나아렌트학회 회장(숭실대 철학과 교수), 이진우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홍원표 한국외대 LD학부 교수, 김비환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 아렌트학회 소속 학자 11명이 강사로 나선다.

아렌트의 정치사상 전반을 다루는 제1부 ‘아렌트의 문제들’에서는 이진우 교수가 전체주의, 정치 등 아렌트 사상의 주요 개념을 다루고 제2부 ‘아렌트의 개념적 사유들’에서는 김비환 교수, 안효성 건국대 교수 등이 아렌트 사상의 논쟁적 개념들을 심도 깊게 소개한다. 3~4부에서는 각각 아렌트의 비전과 정신·삶을 주제로 민주주의, 페미니즘, 행복, 삶과 사유 등 인간성을 이루는 다양한 요소를 아렌트 관점으로 분석한다.

‘한나 아렌트 학교’를 총괄 기획한 김선욱 학회장은 “이번 강의는 아렌트 연구의 결실을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라 아렌트의 고민을 우리 스스로의 입장에서 다시 고민하고 승화시키기 위한 자리”라며 “아렌트의 사상이 시민들 스스로 우리 사회를 진단하고 이해하는데 좋은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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