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산업 구조조정에 실패했습니다.”
김경수 교수는 지금 한국 경제가 극심한 청년실업과 일자리 부족에 빠진 것은 ‘낡은 산업구조’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이같이 단언했다. 제조업과 수출, 대기업 중심의 옛 성장전략을 고수한 결과 우리 경제가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중심 구조로 넘어가는 데 실패했다는 얘기다. 그는 새 정부가 ‘고용 없는 성장’과 생산성 하락에 갇힌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려면 혁신적인 서비스업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 교수는 서비스산업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과거 선진국에서는 제조업 부가가치 창출력이 정점에 달하면 (다음 단계로)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비중이 급격히 올라가는 패턴이 나타났는데 한국은 그런 패턴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0년대 이후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5년 기준 29.5%로 주요20개국(G20) 가운데 중국(35.9%)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그러면서 금융·교육·의료·관광 등 높은 부가가치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서비스업 육성을 관건으로 꼽았다. 그는 “제조업에서 밀려나는 노동력을 흡수할 양질의 서비스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가 산업 구조조정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우버’도 못하지 않느냐”며 “혁신적인 서비스업이 자라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제도적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는 취업난도 심화시킨다고 꼬집었다. 그는 “2015년 기준으로 제조업은 고용 비중이 17.3%인 반면 서비스업은 70.1%였다”면서 “고용 효과가 훨씬 큰 서비스업이 부가가치 창출력 면에서 제조업만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노동 유연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기업들이 해외로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지난 5년간 순유출된 해외투자가 약 619억달러”라면서 “이로 인해 사라진 일자리가 136만개라는 분석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