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이 2·4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긍정적인 영업환경이 전망되는데다 주주 친화적 배당 정책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이다. 지난달 기관이 3거래일을 제외하고 S-OIL을 연일 순매수한 데 이어 외국인도 지난달 25일부터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매수세에 지난달 초 9만7,000원에 마감한 주가는 현재 11만8,000원으로 한 달 새 21.6% 오르는 등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올라섰다.
1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OIL의 올해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액 19조5,409억원, 영업이익 1조3,142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1개월 전 매출액의 3.1%, 영업이익의 13.3% 감소한 수치다.
연간 실적 추정치가 이처럼 감소한 것은 예상을 밑돌았던 2·4분기 실적 때문이다. S-OIL은 지난달 26일 올 2·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2% 감소한 1,172억6,7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2,230억원을 절반가량 밑돈 수치였다. 하지만 이 같은 부진한 실적에도 주가는 오히려 전 거래일보다 4.09%(4,500원) 상승한 11만4,500원에 마감했다.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발표된 숫자만 보면 쇼크라 할 수도 있겠지만 내면을 바라보면 2·4분기 유가 하락에 따른 일회성 비용에 불과했을 뿐 본업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날 기관은 23만8,967주를, 외국인도 3만5,852주를 순매수했다.
증권가는 3·4분기부터 S-OIL의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유가 등 S-OIL을 둘러싼 영업환경이 긍정적인 점이 눈에 띈다. 지난 6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42달러까지 하락했으나 지난달 47달러까지 회복하는 등 반등에 접어들었다. 2·4분기 배럴당 7.4달러에 그쳤던 정제마진도 지난달 8.4달러로 상승했다. 배은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반등에 따라 전 분기 재고 평가손실이 소멸될 것으로 예상되며 국제유가의 하방 경직성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정제 마진 개선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도 크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이 같은 업황 개선에 힘입어 S-OIL의 3·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한 4조7,579억원, 영업이익은 239.7% 증가한 3,94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업황도 좋다. 전 연구원은 “미국과 아시아 등 글로벌 정유사 가동률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휘발유·중간유분 등 전 제품에 걸쳐 재고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은 수요가 그만큼 좋다는 것”이라며 “특히 최근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인도와 중국의 산업활동은 역내 중간유분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실적 발표에서 강조한 배당 확대 정책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과거부터 유지해온 40~60%의 배당 성향이 대규모 프로젝트 종료 뒤에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배당 성향이 높아질 경우 장차 배당 수익률이 8%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OIL의 지난해 배당 수익률은 7.32%, 배당 성향은 59.89%로 여타 정유 기업을 크게 앞섰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018년 2·4분기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RUC·ODC) 프로젝트’가 완공되고 정제마진 전망도 밝다는 점을 고려해 2017~2019년 배당 성향 추정치를 기존 50% 수준에서 60%로 상향한다”며 “현 주가 기준 올해와 내년 배당 수익률은 각각 5.7% 8.3%”라고 분석했다. 한승재 동부증권 연구원도 “60%에 달하는 배당 성향을 바탕으로 올해 배당 수익률 5%, 내년 배당 수익률 7%가 예상돼 배당 매력이 높다”고 밝혔다.
호재가 겹치면서 증권가는 서둘러 눈높이 조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만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등 10곳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13만~1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