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운전을 하고 알고리즘이 빅데이터 분석으로 개별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생활에서 로봇이 인간과 함께하는 모습이다. 기술혁신은 투자를 이끌어내고 일자리를 만들었다. 기술은 인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왔다. 그렇지만 인공지능의 진보는 지금까지 기술혁신과는 사뭇 다르다. 일자리 문제에서는 명암이 극명하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인간의 능력을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18세기 영국 산업혁명은 상대적으로 비싼 노동력 때문에 이뤄졌다. 산업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국가적 필요가 컸다는 의미다. 증기기관은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러다이트(luddite) 운동은 기계파괴운동으로 알려졌지만 자신의 삶을 위해 기계와 싸울 수밖에 없었던 전문직 종사자나 노동자의 역사이기도 했다. 역설적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은 기계적 실업을 가져오기도 했다. 일자리는 자아실현과 인간으로서의 존엄과도 직결된다. 그렇지만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로봇세와 기본소득이 제시되고 있다.
먼저 로봇세(robot tax)는 기업이 일자리를 대체하는 로봇을 도입할 경우에 대체되는 일자리만큼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도 로봇세에 긍정적이다. 그만큼 로봇이 일자리에 미칠 영향이 작지 않다는 반증이다. 다만 로봇세 부과가 자칫 로봇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기본소득(basic income)은 모든 이에게 무조건적으로 지급되는 유무형의 혜택을 말한다. 부자든 빈자든 구별하지 않는다. 현행 복지체계는 그 내용을 별론으로 하더라도 관리비용이 적지 않게 소요된다. 복지혜택을 받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기본소득은 국가가 일괄적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문제는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느냐 하는 점이다. 지난 2016년 스위스도 기본소득에 헌법적 근거를 둘 것인지 국민투표를 했지만 부결됐다. 복지체계 개편으로 누리던 복지가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일자리 문제에서 로봇세와 기본소득은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준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일자리는 복지의 핵심이어야 한다. 시민들이 일자리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기술에 적응하고 대응할 수 있는 훈련이나 평생학습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로봇세와 기본소득이 기계적 실업의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여당의 ‘일자리창출팀장’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8월 국회에서 진행할 ‘4차산업 혁명시대 일자리 변화와 기본소득’ 토론회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일자리 변화에 따른 법제도 정비에 나서야 할 때가 지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