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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급등세 부담"…간접투자로 돌아선 연기금·공제회

직접투자로 재미 봤지만…리스크 줄이려 전략 수정

자산운용사 통해 리모델링·재개발 등 다양한 투자

국민연금 펀드에 3,600억·군인공제회 리츠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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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공제회 등 큰손의 부동산 투자가 직접에서 간접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주식과 채권 투자만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며 목표 수익률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투자가 필수조건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반기까지는 부동산 직접투자로 재미를 봤다. 하지만 국내외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며 투자전략의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수수료를 내더라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직접투자보다 간접투자로 투자전략을 수정했다. 자산운용사를 통해 선진국 도시 중심가의 대형 건물 등 단일투자가 아닌 리모델링·재개발 등 다양한 투자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연기금들이 올 들어 부동산 직접투자에서 손을 떼고 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국투자공사·행정공제회·건설공제회·군인공제회 등도 블랙스톤이 운용하는 해외 부동산 펀드에 투자를 약정했다. 국민연금도 지난해 말 스타우드캐피털이 운용하는 4조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에 3,6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해외 호텔 간접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사학연금은 해외 부동산 간접투자에 일찌감치 눈을 떴다. 2008년 이후 현재까지 사학연금은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연평균 15%(수수료 제외)의 수익률을 올렸다. 올해 하반기도 1,000억원 이상을 스타우드캐피털·블랙스톤캐피털이 운용하는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세계적인 운용사에서 1조~5조원 이상의 펀드로 북미나 유럽의 부동산 50개 이상에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 다변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개발을 활발하게 추진했던 군인공제회도 앞으로 간접투자인 리츠(부동산 투자 전문펀드)나 펀드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군인공제회는 상반기 성남 판교 아파트 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를 비롯해 송도 인천대 입구 오피스텔 사업 등 6개 사업에 2,500억원을 투자했다. 분양이 90% 완료된 사업장에 펀드나 선순위 PF 대출 형태의 투자다. 하반기에는 인천시 구월동 주거복합 건물사업 등에 1,100억원 투자를 확정했고 연말까지 추가로 1,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우량 임차인이 장기임차한 오피스나 상가·물류창고에 우선주 형식으로 투자해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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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연기금의 투자 변화는 국내 연기금이나 공제회들이 투자하는 국내외 부동산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연기금의 부동산 직접투자는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대도시에 있으면서 임차인이 확정된 대형 건물 위주로 대상이 한정된다. 국내는 물론 해외도 도심의 건물은 경기회복 기대와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격이 오르는 만큼 연기금의 해외직접 부동산 투자는 주춤할 수밖에 없다. 연기금 관계자는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선 부동산 등의 투자가 뒤따라야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오르며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스타우드캐피털이나 블랙스톤캐피털은 전 세계 기관투자가의 돈을 끌어모아 조 단위로 움직이는데다 호텔 등을 소유하고 있어 부동산 개발이 용이하다. 이들은 건물을 사들여 리모델링하거나 스타벅스 등 안전한 임차인을 새로 들여올 수 있다. 사무용 건물을 사들여 호텔로 개조하거나 빈 땅을 사들여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기금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해외 사무소가 있는 국민연금도 해외 대체투자를 위한 자체 인력을 갖추는 데 어려움을 겪는데 나머지 연기금은 말할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기적인 임대료를 받는 직접투자와 달리 부동산 개발이 포함된 펀드에 투자하면 개발하기까지 과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익은 비정기적으로 발생한다. 또한 간접투자 역시 직접투자보다는 덜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의 영향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마냥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연기금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임세원·박호현기자 why@sedaily.com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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