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어지럼증 없이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모션시트의 가격을 대폭 낮춰 본격적으로 대중화시킬 계획입니다”
2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만난 조준희(48·사진) 이노시뮬레이션 대표는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이노시뮬레이션이 최근 국내 VR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VR 모션시트 신사업에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올해 회사 매출액을 전년보다 70% 정도 늘어난 300억원까지 끌어올리고 내년에는 500억원 고지를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00년에 설립된 이노시뮬레이션은 자동차·기차·굴삭기 등을 실제와 유사한 환경에서 운행해 볼 수 있는 훈련용 시뮬레이터를 개발해 국내외 기업과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등에 납품하고 있다. 특히 게임과 스포츠 등 콘텐츠를 직접 체험하는 효과를 주는 VR 모션시트 사업에 진출해 또 한번의 도약에 나서고 있다. 국내 VR업계에서 1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기업은 이노시뮬레이션이 유일하다.
조 대표는 “이노시뮬레이션이 생산하는 VR모션시트는 기존 제품 크기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고, 주요 부품을 금형화해 가격도 수 천만원에서 700만원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며 “올해 초 ‘2017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공개된 이후 상반기에만 740대를 40여개국에 수출했고 하반기에도 500대 이상 수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말에는 가격을 300만원 수준까지 낮춰 기업은 물론이고 일반 소비자들까지 VR을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더 많은 콘텐츠 업체들이 VR 모션시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VR 콘텐츠와 모션 하드웨어가 빠르게 연동하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SW) 개발 키트도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시뮬레이터 사업도 호조다.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붐으로 시뮬레이터를 통해 자동차 주행 성능을 검증하는 시장이 확대되자 이 분야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프랑스 르노 자동차와 고성능 시뮬레이터에 들어가는 영상디스플레이 장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또 중국 무인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상하이에 신규 법인도 세웠다. 그는 “선박에서 재난이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국방용 훈련 시뮬레이터도 해군에 납품할 예정”이라며 “의료 시뮬레이터 작동에 필요한 핵심 엔진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시뮬레이터 분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연구개발(R&D) 투자와 인재 채용에도 적극적이다. 실제와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구현하는 시뮬레이터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본사에서 일하는 100여명의 직원 가운데 70% 정도가 R&D 인력이다. 거래처를 원활히 확보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터키, 중국 등 외국 국적의 마케팅 전문인력도 채용했다.
조 대표는 “지금까지 10여개의 벤처캐피탈로부터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는 등 시장에서도 회사의 가치를 높게 인정받고 있다”며 “내년 4월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