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롯데칠성(005300)음료 주류BG)가 맥주 제2공장의 본격적 생산 시점이 처음 예정했던 7월을 넘기면서 답답한 상황에 빠졌다. 맥주시장의 최고 성수기인 한여름을 노리고 야심작인 ‘피츠 수퍼클리어’까지 내놓았는데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받쳐주지 못해서 기회가 고스란히 날아갈 수 있는 탓이다. 특히 병맥주의 생산이 제 속도를 못 내고 있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충북 충주에 위치한 맥주 제2공장의 완전한 정상 가동을 아직까지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원래 7월 안으로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으나 아직까지 시운전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피츠 수퍼클리어’의 초도 물량은 1공장에서 생산 중으로 파악된다”며 “2공장은 이르면 이달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착공한 2공장은 총 7,000억원을 투자해 만들어졌으며 연간 생산량이 20만㎘로 기존 제1공장의 2배에 달한다. 롯데주류 측은 2공장의 생산량을 바탕으로 맥주시장 점유율을 최대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까지 제시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지난 6월 피츠 출시 기자간담회 당시 2공장의 설비는 이미 완공됐으나 기계 안정화를 위한 시운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롯데주류 측은 다음주 중에는 정상 가동이 가능해지고 이달 중순 안으로는 2공장의 물량이 본격적으로 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맥주의 최대 성수기인 여름이 절반 이상 지나버린 시점이라는 데 있다. 특히 정상 가동이 이뤄지지 못하는 라인은 병과 페트(PET)다. 그 중 병맥주는 업소용 제품의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전체 주류 매출의 절반가량을 책임지는 업소 시장에서 타격이 불가피한 부분이다.
회사 측은 2공장에서 본격 생산이 늦어지는 이유로 용기에 맥주를 넣는 과정이 아직 안정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회사 관계자는 “페트(PET)와 유리병에 맥주 원액을 집어넣어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에서 안정화가 늦어지고 있다”며 “케그(맥주 저장용 작은 통)와 캔맥주의 생산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맥주 원액을 만드는 양조 공정은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답답한 건 2공장의 가동이 늦어지면서 여름철에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현재 1공장의 생산라인 대부분을 피츠 수퍼클리어로 돌려놓으면서 클라우드의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탓에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린다는 얘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현재까지 피츠, 클라우드 등 롯데주류 맥주의 생산이 제1공장 물량으로도 충분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이 때문에 2공장 가동을 서두르지 않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평상시보다 최대 20%까지 판매가 늘어난다는 여름 성수기에 롯데주류가 1공장만으로도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도 어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