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막바지 다다른 이재용 재판] 李 "여자한테 처음 혼나 당황…'대통령 레이저 눈빛' 표현 후회"

막강권한 재벌 총수 이미지 탈피

대통령 압박 따른 지원 부각 분석

막바지에 접어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서 이 부회장은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며 막강한 권한을 가진 ‘재벌 총수’ 이미지 벗기에 주력했다. 경영 승계 등 치밀하게 짜인 각본의 정점이 아닌 미성숙한 부분도 일부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의혹의 중심에서 벗어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3일 열린 피고인 신문에서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승마 지원 관련 질책을 받고 삼성 관계자들에게 ‘대통령 눈빛이 레이저 같았다’고 표현한 정황을 설명했다. 그는 “아버님께 야단을 맞은 것을 빼고는 야단맞은 기억이 없는데 실제로 여자분한테 싫은 소리를 들은 것도 (난생) 처음이라 당황했던 것 같다”며 “다른 분들에게 한 번 거르고 전달했어야 하는데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이러한 발언에 재판정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법조계에서는 재벌 총수 이미지를 벗어 버리는 동시에 경영 승계를 위한 대가성 뇌물이 아닌 대통령의 압박에 따른 지원이라는 입장을 부각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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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또 박 전 대통령과 면담하기 전 회의를 하면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 짜증을 낸 이유를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열정을 갖고 있던 배터리 합작 사업에 실패한 박 전 사장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있고 다음날 연설도 신경이 쓰이다 보니 트집을 잡았다”고 말했다. 박 전 사장에 대한 질책이 정유라씨 승마 지원 문제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삼성그룹 내에서 자신의 위치가 최고 정점에 있지 않다는 점도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회의를 하든 식사를 하든 한 번도 제가 상석에 앉은 적이 없다”며 “밖에서 제가 더 위라고 생각하는데 그룹 안에서도 처음 회의를 한다든지 식사를 하는 임원이 보고 놀란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검이 삼성그룹 내 승진이나 퇴직하는 임원들과 매번 차를 마시는 것을 두고 “결국 그룹 경영권 행사를 하기 때문에 이런 일도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나가시는 분들 차 대접하는 것은 당연한 인간의 도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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