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BNK 회장 자리 놓고 부산·경남銀 갈등 고조

박재경·손교덕·박영빈 3파전속

부산銀 "인수된 계열사 출신 안돼"

경남銀 "경영능력 입증됐다" 맞서

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




손교덕 BNK경남은행장손교덕 BNK경남은행장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오는 9일 회장 후보자 8인에 대한 최종 면접을 앞둔 BNK금융지주(138930)에서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간 잠재된 갈등이 밖으로 표출되는 모양이다. 회장 자리를 두고 부산은행 출신과 경남은행 출신 후보자들이 세게 맞붙은 가운데 부산은행에서 순혈주의를 고집하고 있어 경남은행이 이에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9일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회장 후보자 최종 면접을 앞두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간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BNK 임추위는 지난달 28일 차기 회장 지원자 16명 중 8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는데 금융권에서는 이 중 박재경 BNK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과 손교덕 경남은행장,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의 3파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중 박 직무대행은 부산은행, 손 행장과 박 전 행장은 경남은행 출신이다.


이처럼 부산은행 출신과 경남은행 출신이 대결하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두 은행 간 신경전에도 날이 섰다. 부산은행 측에서는 인수된 계열사 경남은행 출신이 회장이 된다는 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반면 경남은행 측은 경영능력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일단 부산은행 노조에서는 박 전 행장은 현 정권의 실세와 학연 등으로 얽혀 지원을 받고 있는 낙하산 인사라며 결사반대하고 있다. 손 행장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경남은행 출신이라는 점만으로 낮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부산은행의 한 관계자는 “경남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하락한 자본금 비율을 높이려다가 이번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린 것”이라며 “기껏 인수해 와서 덩치를 키워놓았다가 결국 안방을 내주는 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은행 측은 2등 계열사 취급에 불쾌감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경남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 유력한 경남은행 측 후보자들은 전·현직 은행장 출신으로 이미 경영능력이 입증된 상태”라며 “부산은행 쪽은 단순한 자존심 문제로 명분 없는 순혈주의를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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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금융권은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사외이사들이 쇄신을 위해 개방 공모라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결국 두 은행 간 갈등의 골만 더 깊어졌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현재 BNK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에 올라 있는 박 직무대행과 빈대인 부산은행장 직무대행의 경우 지난 4일 마감한 부산은행장 공모에도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중 지원에 대한 뒷말도 나오는 상황이다. 앞서 BNK금융 이사회는 구속된 성세환 회장이 겸임해왔던 지주 회장과 부산은행장을 분리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갈등 구도는 각 은행 사람들이 위기상황을 틈타 한자리 차지하려 한다는 비판만 키울 따름”이라며 “부산은행의 순혈주의 때문에 사외이사들의 개방 공모라는 결정이 자충수가 돼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BNK금융지주는 9일 대면 면접을 거친 후 이달 중순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이후 이사회를 거쳐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회장을 확정할 계획이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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