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 차 나란히 필리핀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만나 ‘베를린 구상’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6일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ARF ‘갈라 만찬’ 행사에서 강 장관과 리 외무상이 자연스럽게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7일 밝혔다.
강 장관은 행사 시작 전 대기실에서 리 외무상과 자연스럽게 만나 “한국 정부의 베를린 구상과 후속조치 차원의 대북제안에 대해 북측이 아직 아무런 호응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조속한 호응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리 외무상은 “남측이 미국과 공조 하에 대북압박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대북제안에는 진정성이 결여됐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 장관은 이에 우리 측 제의에 담긴 진정성을 강조하고 북측의 호응을 재차 촉구했다.
이번 ARF는 우리 정부가 대북 대화론을 꺼내며 군사당국회담과 이산가족상봉행사를 열자고 제안한 뒤 열려 강 장관과 리 외무상의 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일각에서는 ARF를 계기로 남북 외교장관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를 보내기도 했다.
강 장관은 지난 5일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공항으로 입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리 외무상과의 조우 가능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계기가 되면 대화를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 당국자는 “강 장관과 만나지 않겠다”며 남북 외교장관의 조우 가능성을 일축해 왔다.
/마닐라=류호기자 r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