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부동산대책 직후 일부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기는 했지만 주식이나 채권을 매수하기보다는 여전히 증시 주변을 기웃거리기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2,400선에서 잠시 머뭇거리는 시장에 바로 뛰어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4일 기준 24조2,507억원으로 전일보다 2,173억원 줄었다. 지난달 27일에는 26조8,687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돈을 뜻한다. 자금의 성격상 당장 증시로 투입될 수 있는 대기자금이다. 최근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가운데 투자자예탁금의 감소는 머뭇거리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인 신용잔액은 84조964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유의미한 변화로 읽히지는 않는다.
반면 증시 주변을 들고 나는 초단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는 3일 기준으로 23조 늘어난 134조5,063억원을 기록했다. 2일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하루만으로 판단하기는 섣부르지만 부동자금의 일부가 MMF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또 자금 유출에 시달리던 국내 주식형 펀드 역시 조금씩이나마 자금이 들어오는 분위기다. 최근 1개월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순유입 규모는 6,955억원이다. 올해 전체로는 5조8,508억원이 빠져나갔지만 역시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환매 대신 재투자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자금의 증시유입이 고점에 대한 우려에 당장 눈에 띄게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일례로 여전히 확신을 갖지 못한 채 단기 상품으로 흘러드는 자금 규모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단기 상품인 초단기채권은 올 들어 2조4,189억원 규모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은 주식보다 장기 투자인데다 실물자산·금융자산의 차이도 크다”며 “근본적으로 배당확대, 기업 경쟁력 강화 등이 이뤄져야 주식 시장으로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