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로 향하는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야권과 반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탄압이 거세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제헌의회는 이날 모든 정부 기관보다 제헌의회가 우위에 있음을 선포하는 법령을 가결했다. 이는 우파 야권이 장악한 의회나 다른 정부 기관이 제헌의회가 통과시킨 법안을 저지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마두로 대통령은 개헌 권한을 갖는 제헌의회가 베네수엘라의 정치혼란을 해소할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야권은 제헌의회가 헌법 개정은 물론 의회의 면책특권 박탈, 반정부 인사 탄압, 심지어 대통령 임기 연장 등의 조치까지 취할 수 있다며 독재를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또 반정부 시위의 중심지로 떠오른 차카오 시의 라몬 무차초 시장에 대해 징역 15개월형을 선고했다. 무차초 시장이 반정부 시위대가 도로를 막는 것을 봉쇄하지 않고 이들이 설치한 장애물을 치우라는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무차초는 최근 2주 사이 대법원이 내린 체포명령의 대상이 된 4번째 야권 출신 시장이다.
무차초 시장은 판결 이후 트위터에서 “모든 혁명적인 불의의 무게가 헌법에 명시된 시위권을 보장하려던 내 어깨 위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마두로 정권은 앞서 제헌의회의 첫 조치로 비판적 인사인 루이사 오르테가 전 검찰총장을 해임한 바 있다. 오르테가 총장은 해임 하루 뒤인 지난 6일 카라카스 안드레스벨로 대학서 열린 헌법수호 포럼에 참석, “나는 여전히 이 나라의 검사다”라며 “지금 이 나라에는 정부가 없다. 제헌의회 결정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