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거듭된 도발을 비판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이 나오자 ARF에 참가했던 북한 대표부가 “조선반도(한반도) 긴장 격화의 본질을 심히 왜곡하는 미국과 몇몇 추종국들의 주장이 반영됐다”며 반발했다.
북한 대표단 관계자는 9일 귀국을 위해 숙소인 마닐라 뉴월드호텔을 출발하며 취재진에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대표단 성명’을 배포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성명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핵과 대륙간탄도로켓을 보유한 것은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미국의 명백하고 현실적인 핵 위협에 대처한 정정당당한 자위적 선택”이라며 “미국의 사촉 하에, 한 유엔 성원국의 국방력 강화조치를 제멋대로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매도한 유엔안보리 결의들은 그 적법성과 도덕성을 상실한 모략문서로서 우리는 언제 한 번 인정한 적 없으며 전면 배격했다”고 밝혔다.
또한 “조선반도 핵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도 정세악화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근본원인은 모두 미국에 있다”며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과 핵 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켓을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전날 밤 발표된 ARF 의장성명은 북한에 잇따른 도발에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를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나 ‘심각한 우려’ 등 지난해 의장성명과 비교해 표현의 수위가 격상돼 아세안 국가들의 심각한 인식이 반영되어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