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와 서방의 경제 제재로 침체의 늪에 빠졌던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올 들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가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경제 악화로 판매량이 급감하는 와중에도 생산시설을 유지하고 신차를 꾸준히 투입하며 버틴 결과가 점유율 확대라는 성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9일 유럽기업인협회(AEB)에 따르면 7월 러시아 자동차 판매는 전년 대비 18.6% 늘어난 12만9,685대로 집계됐다. 이로써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 5월부터는 3개월 연속으로 10%대 고성장세를 보이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달에 총 2만8,139대를 팔아 전년 대비 24.3%가 증가했다. 1~7월 누적 판매량은 기아차가 10만1,37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2% 늘었고 현대차는 8만3,103대(제네시스 563대 포함)로 10.6% 증가했다. 양사 합산 판매량은 18만4,479대로 전년 대비 17.7% 증가했다. 기아차(12.0%)와 현대차(9.8%)의 합산 점유율은 21.8%까지 올랐다.
기아차의 판매 증가는 ‘리오(국내명 프라이드)’가 이끌었다. 올 1~7월에 5만4,614대가 팔려 전년 대비 16%가 증가한 리오는 현지 브랜드인 라다의 ‘그란타(5만130대)’를 제치고 베스트셀링카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하반기에 투입된 ‘크레타’가 효자 역할을 했다. 크레타는 1~7월에 2만7,345대가 팔려 단숨에 베스트셀링카 5위에 랭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