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치솟는 청년 실업률…무리한 정규직 전환 탓 아닌가

청년층 실업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청년 실업률은 9.3%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포인트 올라 1999년 통계작성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 20대 취업자 수가 3개월 연속 줄어들면서 청년 체감 실업률도 22.6%로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고용자는 늘어난다는데 유독 청년 실업자만 좀체 줄어들지 않으니 걱정스럽다. 취업시장에 새로 뛰어드는 젊은이들은 많아지고 있지만 취업 문호는 여전히 좁은 탓이다. 20대가 원하는 직장을 찾지 못해 취업 준비자와 구직 단념자들이 동시에 증가한다고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는 민간기업들의 신규채용 감소 여파가 고용시장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주목할 점은 최근 들어 취업준비생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취업준비생은 1년 전보다 17.7%나 급증한 72만8,000명에 달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중 취업을 위해 학원에 다니는 사람만 25만7,000명으로 15.2%나 급증했다고 한다. 새 정부의 공무원 증원정책이 공시생 증가를 초래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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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청년실업 해결을 최대 정책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만 해도 올 상반기 신규 채용이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도는 형편이다. 퇴직인원이 적은데다 정규직 전환에 따른 비용 부담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교육현장에서는 무리한 정규직 전환정책이 오히려 예비교사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들도 정규직이나 고용할당제 같은 정책 변화에 대응하느라 신규 채용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일자리정책도 미래 세대에 부담을 지우는 대증요법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청년들이 취업 빙하기에서 벗어나도록 정책당국의 세심한 배려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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