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 전문 인력들이 최근 8년간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세계 최고수준인 반도체 인력들이 중국으로 대거 빠져나가는데 더해 일본으로도 전문 인력들이 유출되고 있어 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일본의 외국인 노동자 유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12년 일본에 2만661명이었던 한국인 노동자는 지난해 기준 4만8,121명으로 2.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가율도 2012년 3.8%에서 지난해는 16.1%로 매년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한국인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다.
체류자격별로 보면 전문 분야와 기술·인문지식 등과 같은 고급인재들이 일본으로 가고 있다. 기술·인문지식·국제업무 분야의 한국인 노동자 수는 2008년 6,451명에서 지난해 1만7,862명으로 2.8배 증가했다. 전문분야는 1,777명에서 3,075명으로 1.7배 뛰었다. 지난해 기준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노동자 가운데 기술·인문지식·국제업무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37.1%, 전문분야는 6.4%로 43.5%에 이른다. 정보통신업의 경우 한국인 노동자가 2009년 3,952명에서 지난해 6,555명, 제조업도 같은 기간 2,244명에서 4,512명으로 각각 늘었다.
일본은 최근 경제 회복과 기업들의 신산업 투자로 일자리는 생기지만, 오랜 기간 저출산과 고령화를 겪은 탓에 필요한 숙련 노동자가 부족한 현상을 겪고 있다. 일본의 실업률도 2010년 5%대에서 올 들어서는 2%대로 하락했다. 신규 졸업자와 파트타이머를 제외한 일본의 유효구인배율은 1.37배까지 뛰었다. 이는 전체 구인자에게 일자리를 주고도 0.37개가 남는다는 얘기다. 특히 신규졸업자를 제외하면 1.51배까지 뛴다. 이 때문에 일본 기업들은 해외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노동자뿐만 아니라 일본의 외국인 노동자(매년 10월 말 기준) 2008년 48만6,000명에서 지난해 108만4,000명으로 8년 만에 두 배 이상 뛰었다. 특히 정보통신업과 학술연구·전문 및 기술서비스업 부분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급증하고 있다.
현대연은 우리나라도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외국인 우수인력을 유치하는 한편 국내 인력의 유출을 막기 위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부형 현대연 이사는 “정보기술(IT) 분야 등의 인재를 육성해 세계적인 고급인재 확보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민간 부문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력 확대를 위해 정책 지원 강화하는 방식으로 국내 인재들의 해외 유출을 최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저출산·고령화라는 위협을 극복할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