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박 본부장에 대한) 여론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혀 부정적 기류가 가라앉지 않을 경우 낙마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박 본부장은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에서 “황우석 박사 사건은 모든 국민에게 실망과 충격을 안겨 주었고 과학기술인들에게도 큰 좌절을 느끼게 한 사건이었던 만큼 청와대에서 과학기술을 총괄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자리를 빌려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박 본부장이 황우석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를 표명한 것은 11년 만이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갖고 “과학계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고 박 본부장 자신의 해명과 반성, 사과에 이어 국민의 반응이 어떤지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문회가 보장된 후보라면 사과를 하든 낙마하든 청문회까지는 보장해야 한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었는데 (그런 인사가 아니니) 오늘 간담회에서 해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게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본부장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알았지만 참여정부 때 과학기술본부를 만든 경험 등을 높이 사서 인사했다”면서도 “인사에 있어 (임명철회를 포함해) 모든 카드를 검토한다”고 말해 임명철회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브리핑 이후 이틀 정도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 후 박 본부장의 거취에 대해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박형윤·문병도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