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北-美 치킨게임] 中 "北, 괌 사격하더라도 중립지킬 것"

관영 환구시보 통해 입장 밝혀

중국 정부의 견해를 대변하는 환구시보가 미국과 북한 간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중국이 중립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 북한의 ‘괌 포위사격 구체화’ 발표에 중국이 간접적으로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한반도를 둘러싼 무모한 게임이 실제 전쟁 위험으로 달려가고 있다’는 제목의 11일자 사평에서 “북한이 미국 영토를 위협하는 미사일을 처음 발사하고 미국이 반격한다면 중국은 중립을 지킬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또한 “미국과 한국이 북한 정권을 교체하고 한반도의 정치적 양상을 바꾸려고 시도한다면 중국은 이 역시 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미국과 북한 모두에 후퇴하라고 설득할 수 없다”면서 “양국의 행동이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면 중국은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에는 북한과 한국·미국이 모두 언급됐지만 중국이 북한의 동맹국이고 이날 사평이 북한의 괌 포위사격 구체화 발표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경고는 사실상 북한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해도 “중립을 지키겠다”는 표현은 북한의 위기 시에 중국의 지원은 없을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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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현상유지’를 중시하는 중국은 북한과 미국이 상대를 향한 위협을 중단할 것도 재차 요구했다. 환구시보는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북한 정권 종말과 인민의 파괴” 발언과 북한의 괌 포위사격 구체화 발표 모두를 언급하며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은 북한을 억제하기를 원하지만 아무도 목표를 달성할 수 없으니 긴장 수위만 높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실제 위험은 이 무모한 게임이 오판과 전략적 ‘전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라며 “미국과 북한 모두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양국 모두 이 극단적 게임을 관리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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