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물류자동화시스템 사업부를 떼어내 물류전문회사 현대무벡스를 설립했다. 현대그룹은 현대무벡스를 증시에 상장하거나 그룹 내 시스템통합(SI) 업체 현대유엔아이와 합병하는 형태로 외형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달 말 현대무벡스와 물류자동화시스템 사업 부문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유엔아이의 주식 44만9,388주를 279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현대유엔아이는 이 자금 등으로 현대무벡스를 만들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런 지분 이동 결과 현대엘리베이터는 현정은 회장(64.20%)에 이어 현대유엔아이의 2대주주(지분율 27.4%)에 올랐다.
재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현대유엔아이를 현대그룹의 지주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한편 물류 전문기업 설립을 통해 그룹 규모를 키우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현대상선 경영권이 산업은행으로 넘어간 후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현대그룹 내 상장사로 현대엘리베이터가 유일한 형편이라 그룹의 성장 전략이 필요했고 현 회장은 현대무벡스 설립 등을 통해 그룹을 반석 위에 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물류자동화시스템 사업부가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춘 사업 부문이라는 판단 아래 별도의 회사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