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머니+ 김현희의 미술경매] 그림값 10년새 3배나 오른 쿠사마...루이비통과 컬래버로 이슈 중심에

쿠사마, 1960년대부터 美서 활동

회화·조각 등 독창적 미술세계 구축

세계 주요 미술관서 순회 회고전

미술계 넘어 대중들에게도 각인

세계적 반향 일으키며 작품값 뛰어

전시이력·마케팅·시장 이슈 등

작품 고를때 중요한 체크 포인트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사진제공=서울옥션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사진제공=서울옥션


휴일, 미술관에 가서 벽에 걸린 예술품들을 감상하며 보내는 시간들은 이제 우리에게 흔한 일상이 되었다. 이름도 생소했던 작가들의 전시에 긴 줄이 세워지고, 세계 유명 명품브랜드는 서울에서 대규모 전시를 열며 컬렉션을 선보인다. 예술이 우리의 일상에 파고들수록, 그 시장은 더욱 확대된다. 미술시장의 규모가 점점 커져가는 것은 삶이 예술과 더욱 친숙해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제 미술품의 가격 정보는 공개됐고 유럽 어느 소도시의 작은 경매장에서 열린 경매조차도 클릭 몇 번으로 결과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뉴욕에서 열리는 메이저 경매회사의 이브닝세일은 같은 시간에 접속하면 경매 현장을 생생히 눈으로 볼 수 있다.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면 뉴욕 경매장에서 진행되는 수십억원의 작품도 클릭 한 번으로 응찰이 가능하다.

온라인 세상에서 국경은 사라진 지 오래, 미술시장 역시 국경을 넘나들며 작품 구매가 가능하다. 전 세계 경매회사의 97%가 온라인 경매를 진행하고 있고, 미술 소비자층이 증가하고 그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미술시장의 가능성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한국의 경우 공공 및 사립 박물관과 미술관의 개관이 활발해지면서 2015년에는 그 건립 숫자가 세계 5위 안에 드는 수준으로 성장하였다. 박물관과 미술관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관내 소장품 확보를 위한 거래가 활발해진다는 뜻으로, 미술시장이 성장하는 좋은 지표이기도 하다.

근래에는 전 세계적으로 슈퍼 리치들이 주식이나 부동산에 이어,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미술품을 포함시키면서 미술시장에 자본이 몰리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문화 소비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게 되는데, 부유층이 늘어나면서 컬렉터가 증가하고 이들은 미술시장의 주도세력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 중동 부호들의 고가 미술품 구입 소식이 들리고, 새로운 미술관들이 개관한다는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는 것도 같은 이유라 할 수 있겠다.


2007년, 한국에서 미술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던 이후로, 미술품을 감상의 대상보다는 하나의 자산으로 여기는 경향이 높아졌다. 하지만 미술품의 구매는 전문적 지식이 필요하므로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 결정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다면 수많은 작가와 그들의 그림들 중에서 어떤 그림을 골라야 할 것인가. 이를 위해서는 작가가 누구인지, 대표적인 주제를 그린 것인지, 어느 시기에 그려졌는지, 작품의 상태는 어떠한지, 전시, 소장 이력은 어떠한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중요한 포인트는 작품의 가격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변동한다는 점이다. 작가의 전시가 있거나 국내외에서 경매 등으로 거래된 이력이 있는지, 혹은 대규모 전시나 마케팅을 통해 작가와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이슈가 있는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작품을 구매할 때는 최근의 뉴스와 거래 현황 등을 체크해보는 부지런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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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일본 여류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경우, 작가의 전시 이력, 마케팅, 시장 이슈 등이 작품 가격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준다. 2007년 서울옥션(063170)에서 경매되었던 쿠사마의 1994년작 노란색 호박 1호(22.7x15.8cm)는 당시 1,800만원에 출품되어 높은 경합 끝에 낮은 추정가의 2.5배에 달하는 4,600만원에 낙찰되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17년 6월, 동일 작품은 아니지만 그보다 작은 크기(14x17.5cm)의 1991년작 노란색 호박 작품은 1억 5,000만원에 낙찰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쿠사마 야요이는 1960년대부터 미국에서 회화, 조각, 퍼포먼스 등을 통해 활동하며 꾸준히 자기만의 화업을 이룩한 작가다. 아시아인이자 여성이 세계 미술계에서 그리고 미술시장에서 이런 족적을 남긴 것은 유례 없는 일이었다. 그는 독창적인 미술세계를 만들어냈고, 이는 일본을 넘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그리고 2012년에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전 세계 루이비통 매장을 통해 자신의 작업을 각인시켰다. 파리 퐁피두 센터, 런던 테이트 모던, 뉴욕 휘트니 미술관 등 세계 주요 현대 미술관을 순회하며 회고전을 열었고, 쿠사마의 전시는 세계주요 도시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술계 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명성까지 얻게 되면서 쿠사마의 작품 가격은 상승했다.

기업실적이 좋아져야 주가가 오르듯 미술품 가격이 상승하는데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물론 미술품의 가격이란 것이 항상 상승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금융시장과는 다른 미술시장 고유의 리스크한 부분이 많다. 10여년간 미술품 경매사로서 종사하며 경험한 미술시장 고유의 메커니즘을 천천히 살펴보고자 한다.

/서울옥션 경매사

김현희 서울옥션 경매사김현희 서울옥션 경매사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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