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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통증에 발목 잡힌 '번개' 볼트

볼트, 400m 계주 결선 중도 포기

자메이카 5연패 실패…英 첫 우승

우사인 볼트가 13일(한국시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선 레이스 도중 다리 통증으로 트랙에 쓰러져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우사인 볼트가 13일(한국시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선 레이스 도중 다리 통증으로 트랙에 쓰러져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레이스를 마치지도 못했고 특유의 ‘번개 세리머니’도 없었다. 10년간 세계 육상을 호령한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가 아쉬움 속에 트랙과 작별을 고했다.

볼트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선에 자메이카의 마지막 4번 주자로 나섰다.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바통을 받은 볼트는 팬들의 폭풍 질주 기대와 달리 곧 왼쪽 다리를 절며 트랙 위로 쓰러졌다.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일어나지 못한 그는 동료들의 부축을 받고 일어나 관중을 향해 박수를 보낸 뒤 초라하게 퇴장했다. 볼트는 지난 6일 열린 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는 9초95로 3위에 머물렀다.


이날 자메이카 대표팀이 5연패 목표 달성에 실패한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는 영국(37초47)이 미국(37초52)을 제치고 세계선수권 사상 이 종목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과 중국이 각각 3위(38초04)와 4위(38초34)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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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는 화려한 은퇴 무대를 자신했지만 훈련 부족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지난 4월 절친한 동료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은메달리스트 저메인 메이슨(영국)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장면을 목격했던 그는 “충격이 너무 커 3주 동안 훈련을 하지 못했고 훈련 진행이 더뎠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마무리가 아쉬웠지만 지난 10년간의 ‘볼트 천하’는 화려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100m·200m·400m 계주를 석권하며 급부상한 그는 이번 대회 전까지 메이저대회 결선에서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베이징올림픽 400m 계주에서 자메이카 동료의 금지약물 성분 검출로 금메달 1개를 뒤늦게 박탈당했으나 2012년 런던올림픽 3관왕, 2016년 리우올림픽 3관왕의 대업을 이루며 올림픽 금메달 8개를 따냈다. 세계선수권 금메달 11개는 신화로 남을 위업이다. 100m(9초58), 200m(19초19) 세계기록은 넘볼 수 없는 기록으로 꼽힌다. 볼트는 이날 자신의 SNS에 “내 동료들 고맙습니다. 팬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전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앨리슨 필릭스(32·미국)는 여자 400m 계주 우승을 합작, 세계선수권 메달을 15개(금 10, 은 3, 동2)로 늘리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은퇴한 볼트는 14개(금 11, 은 2, 동1)로 멀린 오티(슬로베니아)와 공동 2위가 됐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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