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포털 기업의 양강으로 손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결제 등으로 서비스 다각화를 시도하며 여러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경쟁은 취업준비생이 어느 기업을 선호하느냐를 놓고도 펼쳐진다. 이들 회사는 최근 한 취업포털이 실시한 ‘대학생이 일하고 싶은 기업’ 설문조사에서 10위권 안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들 두 기업의 재무상태를 서로 비교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또 재직자들은 각자의 회사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기업정보사이트 캐치가 재무평가와 재직자평판을 토대로 양사를 비교한 결과를 소개한다.
재무평가는 △규모형태 △안정성 △성장성 △수익성의 세부항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재직자평판은 해당 기업에 재직한 경험이 있거나 현재 재직 중인 직장인이 복지·근무환경·경영진 등에 대해 평가한 것이다. 세부 항목은 △조직문화·분위기 △급여·복리후생 △근무시간·휴가 △자기성장·경력 △경영진·경영 등 5개로 구성됐다. 만점은 각각 100점이다.
먼저 재무평가 총점은 네이버가 92.1점, 카카오가 86.2점으로 네이버가 더 높았다.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매출액과 자본금, 종업원 수, 기업 형태 등을 보는 규모형태 점수는 네이버가 93점, 카카오가 89점이었다. 지난해 기준 네이버의 매출액·영업이익·사원수는 2조4,965억원·9,684억원·2,691명, 카카오는 8,612억원·710억원·2,697명이었다. 특히 매출액과 영업이익 규모에서 네이버가 카카오를 크게 앞섰다. 자기자본비율, 신용등급 등으로 평가가 이뤄지는 안정성은 네이버 89.4점, 카카오가 88.4점으로 근소한 차이만 보였다. 하지만 성장성에서는 네이버가 88.4점, 카카오는 82.4점으로 다소 차이가 났다. 네이버가 카카오의 성장성을 앞서는 결과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의 경우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각각 12.6%, 17.2%인데 비해 카카오는 -0.1%, -41.1%였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톡 기반 사업의 수익 효과가 아직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탓으로 보고 있다. 재무평가의 4가지 항목 중 두 기업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수익성이었다. 수익성은 최근 3년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매출액 순이익률, 자본금 순이익률로 평가된다. 네이버는 97.7점, 카카오는 85.2점으로 집계됐다. 특히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네이버는 38.8%인 반면 카카오는 8.2%에 불과했다. 종합해보면 네이버는 성장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다방면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어 당분간 수익성 증가 폭은 크게 확대되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뱅크 등 신규 사업 확대와 가시적 성과에 대한 기대로 충분한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네이버는 재직자평판에서도 84.2점을 받아 카카오(80.5점)를 앞섰다. 특히 네이버는 급여·복리후생 항목에서 86점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카카오는 81.3점에 그쳤다. 연봉 인상률을 묻는 질문에 네이버 재직자 절반 이상은 5~7.5%, 카카오는 5% 미만이라고 답했다. 네이버에 대한 평판을 남긴 한 직장인은 “동종업계에서 높은 연봉” “사내분위기가 좋고 연봉도 괜찮을 편”이라고 언급했다.
조직문화·분위기 만족도는 네이버 84.4점, 카카오 80.2점으로 조사됐다. 여성 직원 비율과 관련해서는 네이버는 40~60%, 카카오는 20~40%로 답변한 재직자가 가장 많았다. 복장과 헤어스타일 등의 자율성을 묻는 질문에 네이버는 90%, 카카오는 84%의 응답자가 자율성이 보장된다고 답해 자유로운 사내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자기성장·경력 만족도에서는 네이버가 카카오를 4점 앞섰다. 네이버는 84.2점, 카카오는 80.7점이었다. 다만 ‘회사 내에 따르거나 본받을 만한 상사 혹은 동료가 있는지’를 묻는 항목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비슷한 수준의 응답률을 보였다. 한 카카오 재직자는 “사람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미래적 관점에서 같이 고민하기 때문”이라며 입사 지원을 추천했다.
경영진·경영에 대한 만족도는 다소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네이버는 ‘관계중시형, 비전제시형, 분석형’ 리더십 스타일이 고르게 분포해 있었고 카카오의 경우 ‘비전제시형’ 리더십 스타일이라는 응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김준석 캐치 이사는 “일명 ‘묻지마 취업’으로 인해 입사 후 금새 다른 회사로 이직을 준비하는 사회 초년생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본인이 취업하기 희망하는 기업의 상황을 사전에 파악해 자신에게 잘 맞는 좋은 일자리를 선별할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다양한 정보를 통해 기업을 평가하고 개개인에게 맞는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도움말=캐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