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당시 금융권 곳곳은 수장 공백 사태를 맞고 있었다. 수협은행장은 아홉 차례에 걸친 회의와 재공모에도 불구하고 인선이 되지 않았고 서울보증보험 역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수출입은행장으로 거취를 옮긴 후 대행체제를 유지했다. 최 위원장 선임 후 공백을 메울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수장 선임 문제는 오히려 금융단체로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손해보험협회는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장남식 회장의 후임 선출을 위한 회장추천위원회 구성을 위한 이사회를 당분간 열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다음 회장이 올 때까지 장 회장의 임기가 연장된다.
기관들이 수장 선임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대체로 같다. 내부 출신 인사와 금융관료 출신 중 누구를 앉히느냐를 두고 잡음이 일거나 알아서 눈치를 보는 중이라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만약 11월 금융감독원장 임기에 맞춰 업계 인사가 이뤄지게 되면 결국 관료 인사 때문에 여러 금융기관이 6개월 이상 비정상 체제를 맞게 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