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 계약 후 잔금을 못 치른 이들에게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위한 2년 거주 요건을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8·2부동산대책’으로 1세대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이 강화됐는데 이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손해를 보는 가구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14일 “1세대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 강화의 경우 어떤 식으로든 2년 동안 살면 비과세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아 그냥 제도를 추진했다”면서도 “청와대와 기재부·국토교통부가 대책 발표 전에 계약한 뒤 아직 잔금을 내지 못한 사람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어 의견수렴 과정에서 얘기가 나오면 (2년 거주 미적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 2일 대책을 발표하면서 3일 이후 취득하는 주택부터 1세대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2년 이상 보유한 양도가액 9억원 이하 1세대1주택은 양도세가 부과되지 않았는데 여기에 서울과 과천·세종시 같은 조정대상지역은 2년 이상 거주 요건이 추가됐다. 이 때문에 계약은 했지만 잔금을 내지 못한 가구의 불만이 많았다.
현행 세법은 잔금일과 등기일 중 빠른 날을 주택취득일로 보고 있다. 이를 적용하면 2일 이전까지 잔금을 치르지 못한 채 계약만 한 이들은 주택을 취득한 상태가 아니다.
정부는 이들에게 2년 거주 요건을 적용했다. 분양이나 계약 당시에는 이 같은 요건이 없었는데 앞으로는 2년을 살아야 한다는 불만이 나오는 배경이다. 양도세는 차익에 따라 6~40%가 부과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분양 계약을 하고 입주를 기다리는 경우가 서울 4만여가구를 포함해 최소 10만가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