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상선 "글로벌 상선 도약" 선박 발주 전담조직 띄운다

2년만에 투자기획팀 신설

'업황 바닥' 공격 수주 예고

1515A11 글로벌선사선복량




현대상선이 글로벌 초대형 선사들 틈바구니에서 생존하기 위해 신조 선박 발주를 총괄할 내부 조직을 2년여 만에 부활시켰다. 글로벌 선사 간 치킨게임이 초래한 해운업 위기를 수습하는 데 급급했던 수세적 분위기에서 벗어나 경영 기조를 공격적으로 바꿔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최근 선박 발주와 해외 터미널 투자를 비롯해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각종 신규 투자 결정을 총괄할 투자기획팀을 신설했다. 지난 2015년 해운 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선박 발주 등의 투자 업무 부서를 경영전략팀에 흡수시킨 지 2년 만이다. 현대상선은 최근 3~4년 최악의 경영위기를 겪으면서 신조 선박 발주 등의 투자 집행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업황이 안 좋았을 때는 눈앞의 위기를 극복하는 게 우선이었던 만큼 신규 투자 관련 조직이 불필요했다”면서 “올해는 업황이 조금이나마 개선되면서 내부적으로 투자를 전담할 조직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이 현시점에 신규 투자를 책임질 조직을 신설한 것은 기본적으로 해운 업황이 연초를 기점으로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시황 대표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1일 기준 878.3으로 지난해 평균(652.6)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3·4분기에 나타나는 전통적 성수기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해상 운임이 전반적으로 되살아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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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조선 경기가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선가(船價)가 조금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현시점에 투자 조직을 새롭게 정비한 배경으로 꼽힌다. 신조 선가 역시 연초 저점을 찍은 이후 소폭 올라 있다. 선사 입장에서는 선가가 더 오르기 전에 발주해야 이득을 볼 수 있다.

신조 선박 건조를 통한 덩치 키우기는 현대상선이 생존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다. 글로벌 선사들이 비용 절감을 노리고 2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앞다퉈 발주하는 상황에서 현대상선으로서는 신조 선박 발주를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이 절실하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최근 현 46만(임대 선박 제외 시 34만)TEU 규모인 선복량을 100만TEU까지 늘려 글로벌 선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하반기에 발주할 예정인 컨테이너선 역시 투자기획팀에서 사업성을 집중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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