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국민의당 김광수(59·전주갑) 의원이 14일 경찰에 소환돼 5시간 20여분에 걸친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이날 오전 10시 58분께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 출석한 김 의원은 경찰서를 나서면서 “성실히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여성 폭행 여부 등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경찰 출석할 때 다 말했지 않았느냐”라며 즉답을 피했다.
여성과의 관계와 의원직 사퇴 여부 등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 세례에도 입을 굳게 닫고 미리 대기시켜 놓았던 차에 올랐다.
김 의원은 경찰에서 ‘자해하려던 여성의 과격한 행위를 말리다 상처를 입었다. 폭행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보강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 의원은 조사 과정에서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했다”며 “김 의원과 여성의 추가 소환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고 오늘 조사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경찰에 소환됐을 당시 “이번 일로 실체적 진실이나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이유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국민의당 전북도당 위원장직을 비롯해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라고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지방의원과 국회의원으로 살아온 20여년의 정치인생을 반성하고 자숙하고 성찰하는 기회로 삼겠다”며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경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오전 2시 4분께 전주시 완산구 한 원룸에서 A(51·여)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A씨와 큰 소리로 다투다 이웃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당시 원룸 안의 집기가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었고 혈흔과 흉기도 발견됐다.
경찰은 상황이 위급하다고 판단, 두 사람을 분리한 뒤 김 의원을 수갑 채워 인근 지구대로 연행했다. 그는 지구대에서 간단히 조사받은 뒤 인근 병원에서 상처 입은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치료했다.
새벽 시간 같이 있었던 A씨가 내연녀라는 등 숱한 의혹이 일었지만 김 의원은 이를 모두 부인하고 사건 당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