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조사 결과 박 대장이 근무했던 2작전사령부를 비롯해 4개 부대에서 불합리한 업무지시가 식별됐다. 이들 부대에서는 공관병을 지휘관 부하와 지인 초청행사(회식)에 동원해 사적 지시와 질책 등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일반 호출 벨을 이용해 공관병을 불러냈고 인터컴과 유선전화·핸드폰 등을 호출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일부 관사에서는 공관병을 토마토·상추·오이 등 텃밭 경작과 가축 사육에 동원했다”며 “일부 공관 근무병의 기본권(휴가·외출·외박 등) 보장도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문제점이 식별된 부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다만 조사결과 육해공군, 해병대 공관병의 정원은 총 198명이지만 현재 113명이 관련 보직을 받아 정원 대비 57%의 운영률을 보였다. 편성 기준은 통상적으로 4성 장군 3명, 3성 장군 2명, 1∼2성 장군 1명으로 부대임무·공관위치·가족동반 여부에 따라 차등적으로 운영됐다.
반대로 복지회관 관리병은 정원이 506명인데도 916명을 둬 정원의 180%를 초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일부 부대 복지회관 운영시간 미준수로 휴식여건 보장이 미흡했고 조식판매를 위한 조기 기상 및 종료시각 미준수, 식당과 객실, 목욕탕, 헬스장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대별로 메뉴 다양화·고급화 요구로 추가 인력과 시간이 소요돼 휴식여건이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PX 판매병도 정원은 949명인데 실제로는 2,349명이 보직돼 정원이 247%나 초과했다. 편제에도 없는 테니스병과 골프병도 59명이나 운용 중인 것도 확인됐다. 테니스병은 육군이 24명이고 골프병은 육군 7명, 해군 6명, 공군 22명 등 모두 35명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해 정부 종합대책 발표 때 포함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국방부는 공관병 운용 지침 준수를 엄중히 감시하고 복지회관 관리병·국방마트 판매병 등은 전투 병과를 돌리는 대신 해당 업무는 민간 근무원을 신규 채용해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