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의 미래 전략 핵심축인 인공지능(AI) 사업단이 검색 부문을 강화하며 AI 생태계 장악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음성인식 기술 고도화가 AI 생태계 전략의 첫 번째 관문이었다면 이제는 음성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을 찾아주는 기술을 고도화해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전략에서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클로바’와 ‘카카오아이’로 AI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에서 선발 주자인 SK텔레콤은 발걸음을 더욱 재촉하는 모양새다.
15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AI사업단 산하에 10여 명으로 구성된 검색기술팀을 신설했다. 검색기술팀과 관련한 인력 영입은 검색업체 ‘첫눈’의 창업 멤버이자 네이버와 카카오 등을 거친 이상호 AI사업단장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SK텔레콤은 필요한 인력을 추가로 확보해 검색 경쟁력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SK텔레콤 AI사업단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검색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AI사업단 산하에는 포털 네이트를 서비스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있긴 하지만 몇 년 전 검색팀을 해체한 후에는 포털 다음의 검색엔진을 쓰고 있다. 기술검색팀은 데이터베이스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판단 하에 외부에서 관련 DB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승부수를 낸다는 전략이다. 박명순 SK텔레콤 AI 사업본부장은 “음성 검색은 포털 서비스처럼 한 화면에서 여러 가지 답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질문에 맞는 정확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훨씬 까다롭다”며 “검색기술팀은 각종 알고리즘을 통해 질문에 맞는 최적의 답을 내놓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연말까지는 외부 개발자 대상의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API) 공개 등으로 ‘누구’ 플랫폼 확장에 집중해 ‘누구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자체 AI스피커와 AI플랫폼을 모두 ‘누구’라고 부르고 있지만 향후 AI 생태계가 구축되면 AI플랫폼은 별도의 이름을 붙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실제 아마존의 경우 AI 스피커는 ‘에코’, 관련 플랫폼은 ‘알렉사’라고 부르고 있으며 네이버(웨이브·클로바)와 카카오(카카오미니·카카오아이) 역시 비슷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아마존 또한 원래 AI 스피커 명칭은 ‘에코’였고 호출하는 이름은 ‘알렉사’였는데 어느 순간 AI스피커와 플랫폼을 각각 ‘에코’와 ‘알렉사’로 구분해 부른 것으로 안다”며 “현재는 ‘누구’라는 이름을 알리는데 집중하지만, 향후 플랫폼이 확장되면 별도 이름을 붙이는 방안도 적극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누구’의 호출 이름은 아리아·팅커벨·레베카·크리스탈 4가지이며 이용자들은 ‘아리아’를 가장 많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SK텔레콤의 AI 플랫폼 명칭은 ‘아리아’가 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