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래 반주기 제조기업 KY금영그룹이 또다시 1년째 음악 저작권료를 미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더해 신제품 출시도 멈춰있는 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도 아직 다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파악됐다.
15일 서울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KY금영그룹은 1년째 음악 저작권료를 미납해 현재 약 3억원이 체납된 상태다.
저작권법상 노래 반주기 사업자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음악 저작물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사용료는 신곡 사용료와 기존 수록곡 사용료로 나뉜다. 분기별로 해당 기간 동안 출시된 신곡 사용료(곡당 1,200원)와 수록곡 월정 사용료를 내야 한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평균 보유하고 있는 곡은 3만곡 이상이다.
음악저작물 사용 계약서 영업용 제8조에 따라 저작권료 미납으로 계약이 해지될 경우에 사업자는 즉시 협회가 관리하는 저작물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저작권료를 미납해서 계약이 해지될 경우, 협회 관리곡이 수록된 금영그룹 노래방 반주기 판매와 반주기 내 신곡 업데이트는 불법이 된다. 협회 관계자는 “금영그룹이 이번달 말까지 저작권료를 납부하겠다고 해서 유예기간을 두고 일단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KY금영그룹은 음악 저작권료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도 내지 못하고 있다. 금영그룹 측 관계자는 “공정위 과징금은 분할납부가 가능해 합의 하에 매달 나눠서 과징금을 내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노래반주기 업계에서는 이러한 공정위의 처사가 편파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영그룹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건 알지만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편의를 봐 주는 것은 공정한 시장경쟁 질서를 해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때 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노래반주기 업계 1위를 달리던 금영은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자금이 막히면서 부도 상황에 처했다. 결국 지난해 2월말 부산 소재 셋톱박스 회사인 씨씨엠티에 400억원이 넘는 가격에 매각됐다. 김진갑 씨씨엠티 회장은 금영을 인수하면서 사명을 ‘금영그룹’으로만 바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김 회장은 노래방 사업과 관련한 채무와 미납 저작권료, 세금 등 금영의 부채를 모두 인수했지만 여전히 다 갚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