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우크라이나 우주기구 측은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에서 북한 미사일에 장착된 엔진과 관련, “그런 엔진들은 2001년까지 우크라이나의 유즈마슈 공장에서 우주 로켓으로 제조됐다”고 발언했다.
이어 “북한 미사일에 사용된 RD-250 엔진은 러시아 우주로켓 사이클론-2, 사이클론-3에 사용됐고, 총 233개 로켓이 생산돼 우주 발사에 쓰였다”고 밝혔ㄷ.
우주기구 측은 특히 “우크라이나 당국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도 7~20개의 사이클론 로켓을 보유 중이며, 엔잔과 설계도를 갖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측이 북한에 무기나 군사기술을 ‘직접’ 제공한 것은 아님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이 북한으로 유출됐을 것이라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됐다.
앞서 미 뉴욕타임스(NYT)가 전날 “북한이 ICBM급 미사일 엔진을 우크라이나의 한 공장이 공급한 암시장에서 조달했다”고 보도한 데 이어, 러시아 국가안보사회응용문제연구소의 알렉산드르 쥘린 소장은 이날 자국 TV방송 RT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으로 간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이 미사일 엔진을 복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월 30일~6월 1일 (우크라이나 국영 로켓 제작사인) 유즈마슈 출신 엔지니어 6~10명이 북한에 일하러 갔고, 수년 전에도 12~16명 정도의 우크라이나 전문가가 북한에 갔다”면서 “이들의 머리 속에 모든 게 들어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 우크라이나인으로 구성된 ‘전문가 부대’가 있다는 것. 유즈마슈는 NYT가 암시장 공급처로 지목한 곳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개발 전문 국영 설계사무소로, 유즈마슈와도 연계돼 있는 ‘유즈노예’에서 일했던 한 전문가도 비슷한 주장을 한 바 있다.
그는 전날 자국 온라인 매체 ‘스타라나’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은 (미사일의) 자체 개발 비용이 없다. 비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접근하는 법을 찾는 게 훨씬 더 싸게 먹혔을 것”이라면서 ‘기술 유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알렉산드르 데그타례프 유즈노예 설계사무소장은 북한이 모종의 방법을 통해 자국 로켓 엔진을 ‘복사’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유즈마슈는 “우주 사업이든 국방 사업이든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과 한 번도 연계된 적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 업체는 전날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가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유즈마슈는 군사용 미사일이나 미사일 복합체를 생산한 적이 없다”며 NYT 보도를 반박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