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전역한 배상문 "필드, 빨리 가고 싶습니다!"

남자프로골프 간판 배상문 전역

21개월 군복무 마치고 신고식

"골프하는 모습 계속 꿈꿨다"

배상문이 16일 만기 전역하며 취재진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배상문이 16일 만기 전역하며 취재진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골프가 너무 하고 싶었습니다.”


한국 남자프로골프 간판 배상문(31)이 21개월의 군 복무를 마치고 “큰 전환점이 됐고 앞으로의 투어 생활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승을 비롯해 국내 9승, 일본 3승 등 프로 통산 13승을 거둔 배상문은 지난 2015년 11월17일 입대한 뒤 16일 만기 전역했다. 이날 오전 전역 신고를 마친 배상문은 예비군 마크가 새겨진 전투복에 건강한 모습으로 강원 원주 소재 육군 모 부대 정문을 나와 기다리던 어머니 시옥희씨와 포옹했다. 프로골퍼 신분으로 돌아온 기쁨과 전역의 아쉬움이 교차한 표정이었다.


“어제 밤잠을 설쳤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전역인데 1년9개월 동안 함께했던 전우들과 헤어진다는 아쉬운 마음도 있었고 앞으로 할 일과 숙제가 많이 떠올라 각오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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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는 무관한 소총수로 국방의 의무를 다한 배상문은 “원래 직업인 골퍼로 돌아가게 된다”면서 “너무 골프가 하고 싶었고 필드에 다시 서서 샷이나 퍼팅이나 우승 경쟁하는 모습을 계속 꿈꿨다. 대회에 나설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배상문의 복귀 무대는 다음달 14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에서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이다. 2013년과 2014년 2연패를 달성했던 좋은 기억이 있는 대회다. 그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PGA 투어 2017-2018시즌 개막전인 세이프웨이 오픈(10월5~8일·캘리포니아주 나파)에 출전해 본격적으로 투어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공백에도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자세는 변함이 없었다. 휴가 때 짬을 내 필드에 나갔을 때 드라이버 샷은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는 그는 아직 대회 출전 전이라 자신할 수는 없지만 예전 기량을 찾는 데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스스로 진단했다. 군 생활 가운데도 기량 유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인 덕분으로 보였다. “훈련과 일과로 바빴지만 일과 후 2~3시간의 개인정비 시간을 활용해 나름대로 빈 스윙 연습을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과 (경기 상황을 상상하는) 이미지 트레이닝도 했다”는 그는 “체중이 4㎏ 정도 줄었는데 많이 돌아왔고 휴가 때 측정해보니 우려와 다르게 스윙 스피드는 더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내’를 배운 건 군 생활의 가장 큰 소득 중 하나라고도 했다. “통제된 단체 생활과 훈련에서 순간마다 참고 기다려야 했던 게 밑거름이 돼서 투어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과제도 많다. 배상문은 “드라이버 샷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아이언 샷과 쇼트게임·퍼트는 감각이 떨어져 있다”면서 “실전 감각을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까지 시간이 없다. 하루가 급하다”면서 “오늘도 집에 가서 짐 풀고 점심을 먹은 뒤 연습장으로 갈 예정”이라며 빠른 경기력 회복에 욕심을 냈다. 목표에 대해서는 “첫 대회부터 잘하기를 바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말을 아낀 그는 “투어카드를 1년 동안 유예해준 PGA 투어의 배려에 보답하고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늦은 나이에 군대에 갔기 때문에 혼자였다면 잘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돌아본 배상문은 “열 살 어린 전우들도 있었는데 그들이 견뎌내는 모습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다시 한 번 전우애를 드러냈다. ‘진짜 사나이’ 배상문은 “요즘 국내 투어에서도 예비역 선수들이 잘하더라”고 웃으며 가족과 함께 집으로 향했다. /원주=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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