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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00개 O2O매장 오픈...한국 기업 전초기지 만들 터”

- (주)브이디코리아 강동석 대표 인터뷰

#1. 2015년 1월, 알리마마는 한국의 작은 벤처기업과 ‘중국 마케팅 키 파트너’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대표 정보기술(IT)기업인 알리바바의 계열사인 알리마마는 시가 총액 50조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광고마케팅을 담당하는 회사다.

#2. 2017년 8월, 중국 심천 크로스보더 서비스 전문업체인 선전첸하이전자상거래공급사슬관리협회(E-MATOU)와 한국의 기업이 ‘중국 O2O(Online to Offline) 크로스보더 키 파트너’계약을 체결했다.


이 두 개의 계약은 중국 디지털마케팅과 전자상거래 유통 전문기업인 (주)브이디코리아의 강동석 대표(사진)가 이끌어 낸 것들이다. 강 대표는 중국 마케팅과 유통전문가로 통한다. 많은 기업들의 중국 진출과정을 컨설팅하고, 실제 기업의 중국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중국 E-MATOU사와 계약을 마치고 돌아온 강 대표를 서울 강남 신사동 사무실에 만났다.



△‘브이디코리아’회사가 생소하다.

“'Value Designing Korea(VDK)'의 이니셜로 만들었다.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한국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특히, 중국 현지 전자상거래 플랫폼 운영과 중국 내 포털과 동영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디지털마케팅을 전문으로 한다. 알리마마 등 중국 빅데이터기업들과도 협업을 한다. 한국 기업 제품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인지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다.”

△하이브리드 크로스보더 O2O사업이 구체적으로 뭔가.

“일반적으로 크로스보더는 해외 직구로 생각하면 된다. 이번에 중국 E-MATOU와 맺은 계약은 기존에는 중국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만 구매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고, 오프라인 내에서는 구매가 불가능하거나 보세구 내 O2O전시장에서는 제품을 즉시 인도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으로도 구매하고, 오프라인 O2O 매장을 통해서도 해당제품을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O2O서비스를 이용하면 한국 기업들의 중국위생허가(CFDA)를 받지 않고도 중국 소비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한국제품을 어떻게 판매한다는 것인가.

“이번 계약의 핵심은 E-MATOU와 합작으로 심천 핵심중심업무지구(CBD)에 O2O매장을 여는 것이었다. 올해 2사분기부터 준비해서 티엔홍백화점에 한국 중소기업제품을 팔 수 있도록 하이브리디 크로스보더 O2O매장을 오픈했다. 티엔홍백화점은 중국 전역 71개 대형백화점과 152개의 편의점을 운영하는 중국 최대 유통그룹이다. 1년 내에 화룬그룹을 포함해 약 1,000개 O2O매장을 오픈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한중 교류가 사드 때문에 어려운데. 상관없나.

“사드는 위기이자 기회다. 정치적인 이슈로 교류가 막힌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결국 살아남는 기업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브이디코리아가 중국 기업과 계약을 하고, 중국 정부가 이를 공식발표한 부분이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이번을 계기로 중국 시장에 합법적인 유통경로가 확대돼야 한다고 본다. 또한 중국 비즈니스에 성공하기 위해서 반드시 중국의 정책과 함께해야 된다.”


△중국 시장 규모와 소비자들의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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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외 직구 시장규모가 매년 약 2배씩 성장하고 있다. 아이리서치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2015년 46조, 2016년 110조, 2017년은 250조를 바라보고 있다. 그래도 아직 도입기에 불과하다. 앞으로 1,000조는 시간이 지나면 금방 달성된다. 특히, 이 직구 시장은 80~90년대에 태어난 세대들이 습관적으로 소비하고 주도하고 있다. 한국제품은 여전히 인기가 있다. 사드로 막히고, 규제가 심하면 심할수록 풍선효과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사업은 중국 정부와 하는 게 아니고, 중국내 고객(소비자)와 한다는 생각으로 빨리 전환해야 한다.

△2년 전 알리마마와의 계약도 이례적이라고 들었다.

“50조 회사하고 사실상 외국 벤처기업의 계약 체결이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정말 운이 좋았다. 알리마마 측이 요구한 조건은 딱 3가지. 회사소개서와 사업제안서, 그리고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 자료를 준비하고 6시간동안 설득해 계약이 성사됐다. 알리마마는 회사의 규모보다도 CEO의 열정과 기업의 본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 같았다. 저처럼 그렇게 무모하게 도전하는 한국 대표는 지금까지 없었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다.”

△알리바바 마윈 회장과 컨퍼런스를 함께 했다.

“2015년 초 유력일간지의 컨퍼런스에 강사 섭외요청이 들어왔다. 일간지 회장의 친서를 들고,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주로 무조건 건너가 알리바바 지인들에게 부탁하여 마윈회장에게 전달했다.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바로 마윈회장과 알리페이 총재 모두 연사 초청에 흔쾌히 참여의사를 밝혔다. 또한 마윈회장의 강연에 이어 브이디코리아는 빅데이터마케팅에 대한 세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중국의 좋은 지인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중국 사업가들과 친분을 어떻게 유지하고 있나.

“보지 않으면 멀어지는 건 다 똑같다. 중국에 매일 같이 갈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모바일메신저와 비슷하게 중국 기업의 디지털마케팅 활동은 위챗이 주요한 소통 수단이다. 저는 이 위챗으로 매일 아침에 다양한 중국 기업의 경영자 및 관련기업 파트너들과 간단한 아침인사, 한중 시사 이슈, 회사와 개인 소식 등을 나누고 있다. 특별한 이슈가 없어도 매일 인사를 하면, 반응이 오고 자연스럽게 친분과 인맥이 쌓여가는 걸 느낀다. 반드시 기억할 것은 필요할때만 찾는 인맥(관시)은 진정한 친구도 협력도 할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중국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에 조언을 한다면.

“중국 시장은 1년 안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 스피드가 아닌 디렉션 즉, 방향이 중요한 이유다. 한국 기업들도 더 이상 불법으로 판매하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또, 처음부터 위생허가를 받기는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하이브리드 크로스보더 O2O시장이 한국 중소기업들에게 중국 시장을 여는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샤오미 레이쥔 회장은 ‘태풍의 길목에 서 있으면 날개 없는 돼지도 하늘을 날 수 있다’는 명언을 했다. 중국 해외 직구 열풍이 이제부터 시작됐다. 이 해외 직구 열풍 길목에 우리 중소기업 제품들이 중국 하늘을 나는 돼지가 될 수 있어야한다. 정부도 중소기업이 날개를 펼 수 있도록 중국 마케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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