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대만 脫원전 서두르더니 828만가구 대정전사태

경제부장 사임까지...차이 총통도 대국민 사과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대만에서 15일 저녁 전체 가구 중 3분의2가량의 전기가 끊기는 대정전 사태가 벌어졌다. 경제장관 사임으로까지 이어진 이번 정전 사태에 대해 차이잉원 총통은 대국민 사과에 나서면서도 ‘원전 없는 국가’라는 목표는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16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전날 오후6시(현지시간)부터 9시40분까지 대만 내 19개 현과 시의 총 828만가구에 순차적인 전력공급 제한 조치가 취해졌다. 정전은 대만 타오위안 다탄화력발전소에서 연료공급 이상에 따른 작동 오류로 6기의 발전기가 갑자기 멈추면서 촉발됐다. 타이베이 최고기온이 36도를 넘는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400만㎾에 이르는 전력공급 손실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이날 정전으로 신호등이 꺼지면서 도로교통이 마비되고 730명 이상이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등 대만 전역에서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리스광 경제부장(장관)은 “정치적 책임이 있다면 결코 피하지 않겠다”며 구두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리 부장은 차이 정부에서 처음으로 중도 하차한 각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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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총통도 정전 당일 페이스북에 “전력공급은 민생 문제이자 국가안보의 문제”라며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면서도 그는 “민진당 정부의 정책 방향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이번 사고가 우리의 결심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었다”며 탈원전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분산식 녹색에너지 전략 추구로 오히려 단일 발전소 사고가 전체 전력공급에 영향을 주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만 전력사정에 대해서는 이달 초부터 여러 차례 경고음이 울렸다. 화롄 허핑발전소의 송전탑이 태풍으로 쓰러지고 타이중발전소에 일부 고장이 발생하면서 지난주 대만전력공사는 예비전력이 부족하다며 적색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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