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 100일을 맞았다. 지난 3개월여 동안의 국정운영에 대한 여야 간 평가는 극명히 엇갈린다. 더불어민주당은 “안정적인 지지율을 바탕으로 순항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한 반면 야권은 “독선과 포퓰리즘의 100일이었다”며 깎아내리기에 여념이 없다. 정부 출범 100일을 기점으로 야(野) 3당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오는 9월 개막하는 정기국회에서 여야 간 ‘입법 대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與 “국민·역사·미래와 통한 ‘三通’의 100일”…적폐청산 드라이브 예고=16일 오전 당정청 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지도부는 문재인 정부의 100일에 대한 호평으로 말문을 열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국민들은 100일 동안 역대 가장 높고 안정적인 지지율을 보여주셨다”며 “국민과 역사와 미래와 통하는 ‘삼통(三通)’의 100일이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당정청이 국민을 안심시키는 개혁 노선을 위해 단결하고 질서 있게 소통하면서 각자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평했다.
민주당은 9월 정기국회에서 ‘적폐청산’ 입법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100일이 촛불민심의 열망을 이어받고 나라다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초석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8월 결산국회와 9월 정기국회는 국정과제와 개혁 입법 추진에 가속도를 붙여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여당은 최근 의원입법 형식을 통해 기초연금법 개정안과 국가정보원·검찰 개혁법안 등을 줄줄이 발의하며 전투태세를 갖췄다.
◇대여 공세 고삐 죄는 野 3당…“규제폭탄으로 기업 옥죄기”=정부를 향한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율에 짓눌려 제 목소리를 못 내던 야당들도 본격적인 대여(對與) 투쟁의 칼을 빼 들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이날부터 문재인 정부의 정책검증을 위한 ‘릴레이 토론회’에 돌입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모두 분야별로 나눠 총 3회에 걸쳐 토론회를 연다. 김광림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조세정책 평가를 위한 토론회에서 “생산에 기여하려는 사람을 북돋는 내용은 잘 안 보이고 완장 차고 관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100일 동안 휘둘려왔다”고 혹평했다.
야 3당 지도부는 별도의 기자간담회까지 열고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독선과 포퓰리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100일이었다”며 “촛불에 취해 새로운 적폐를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규제폭탄과 보복성 조사로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며 “정기국회에서 대한민국의 가치를 사수하기 위한 정책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달콤하고 솔깃한 정책으로 국민을 최면과 환각에 빠뜨렸다”고 평가절하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역시 “소통은 모자라고 일머리가 서툴러 국민 불안이 고조되고 나라 곳간이 거덜 난 상황”이라고 거들었다. /나윤석·류호·하정연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