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18·학산여고3)의 맹활약에 자극받은 것일까. 아마추어 무대에서 ‘최혜진 라이벌’로 유명한 국가대표 박현경(17·함열여고2)이 신기록 행진을 펼치며 송암배 아마추어선수권을 평정했다.
박현경은 16일 대구CC(파72·6,268m)에서 끝난 제24회 송암배 대회에서 4라운드 합계 무려 29언더파 259타로 우승했다. 2위인 조아연(대전여자방송통신고2)을 8타 차로 따돌리는 압승이었다. 지난해 최혜진의 최소타 우승 기록인 16언더파 272타보다 13타나 앞선 신기록이기도 하다.
첫날 5언더파 3위로 출발한 뒤 이튿날 폭우를 뚫고 4타를 줄여 선두로 나선 박현경은 지난 15일 열린 3라운드에는 보기 없이 버디만 11개를 떨어뜨렸다. 11언더파 61타는 지난 1995년 박세리가 기록한 64타를 3타 앞당기는 코스 레코드다. 박현경은 마지막 날에도 후반에만 7언더파를 치는 등 9언더파 63타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현경은 지난해 9월 세계여자아마추어 팀선수권 우승 멤버다. 올해 US 여자오픈 준우승자인 최혜진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 포인트 1위 박민지(19·NH투자증권)가 당시 박현경과 팀을 이뤘다. 이들은 2위 스위스를 21타 차로 제쳐 역대 최다 타수 차 우승 타이기록을 썼다.
남자부에서도 기록 잔치가 벌어졌다. 국가대표 정찬민(오상고3)이 2라운드에 9언더파 63타를 기록, 2001년 김대섭의 64타를 넘어서 코스레코드를 작성한 것. 정찬민은 4라운드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2위 최호영(한국체대2)을 10타 차로 따돌리는 차원이 다른 경기를 펼쳤다. 종전 최소타 우승이던 2001년 김대섭의 18언더파 270타도 여유롭게 경신했다.
송암배는 국내 골프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대구CC 전 명예회장 고(故) 송암 우제봉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 창설됐다. 배상문·김경태·김시우·박세리·박인비 등 스타들이 이 대회를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