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샬러츠빌 사태, 대안좌파도 책임"...트럼프, 인종차별사태에 또 기름

"인종주의 惡" 발언 하루만에

양비론적 태도로 논란 불지펴

백악관 자문단 CEO 항의사퇴

"대체할 사람 많다" 되레 조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 로비에서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폭력시위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 로비에서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폭력시위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14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 앞에서 반대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욕=EPA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14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 앞에서 반대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욕=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샬러츠빌 유혈사태를 초래한 백인우월주의를 정면으로 비난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인종차별 세력을 두둔하는 듯한 양비론을 펴며 인종주의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1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샬러츠빌 사태에 대해 “나는 양쪽이 모두 비판을 받는다고 생각한다”며 “한쪽은 매우 나쁜 단체가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매우 폭력적인 단체가 있었다”고 백인우월주의자들과 반대 시위자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식의 양비론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백인우월주의의 상징적 인물인 남부연합 로버트 E 리 장군을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등 미국 ‘건국의 아버지’에 비유하며 리 장군 동상 철거를 막는 시위대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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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장에서 “인종주의는 악”이라고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비판했던 데서 인종주의 세력을 비호하는 듯한 태도로 돌아선 것이다. 그는 12일 샬러츠빌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한 직후 “‘여러 편’에서 나타난 증오와 편견·폭력의 지독한 장면을 최대한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폭력시위뿐 아니라 맞불시위를 벌인 반대편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한 차례 입장을 바꾼 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안우파’를 공격한 ‘대안좌파’는 어떤가. 그들은 죄가 없는가”라고 반문한 뒤 “(나는 그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끔찍하고 끔찍한 날이었다”고 말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특히 미국의 대표적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큐클럭스클랜(KKK) 대표를 지낸 데이비드 듀크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직하고 용기 있게 ‘샬러츠빌 사태’의 진실을 말하고 좌파 테러리스트들을 비판한 것에 감사하다”고 밝히는 등 극우진영으로부터 찬사가 이어지면서 트럼프가 인종주의를 두둔한다는 비난 여론이 다시 들끓고 있다.

인종주의를 둘러싼 대통령의 발언에 실망한 대통령 자문위원들이 사임도 줄을 잇고 있다. 트럼프 발언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대통령 직속 제조업자문위원회(AMC)에서 탈퇴한 인사는 전날 3명에서 5명까지 늘어났다. 앞서 케네스 프레이저 머크 회장을 시작으로 인텔의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CEO,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 CEO로 이어진 줄사퇴는 이날 전미제조업연맹(AAM)의 스콧 폴 회장과 미국 최대 노동조합인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의 리처드 트럼카 회장으로 이어졌다. 트럼카 회장은 “편견과 국내 테러를 용인하는 대통령을 위한 위원회에는 앉아 있을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골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그들을 대체할 사람은 많다”고 비꼬았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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