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내년 오리지널(자체 제작) 콘텐츠 사업에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미디어 그룹 타임워너가 소유한 케이블TV사인 HBO가 지난해 콘텐츠에 쏟아부은 금액의 절반, 아마존이 2013년에 투자한 금액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해당한다.
애플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애플이 제작물을 포함해 10개의 텔레비전 쇼를 갖게 될 것”이라며 “이는 에디 큐 수석 부사장이 고품질의 비디오 사업을 전개하려는 비전에도 부합한다”고 귀띔했다.
소니 출신으로 할리우드 베테랑 제작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제이미 일리히트와 잭 반 앰버그가 이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그램 제작비는 코미디 한 회당 200만달러에서 드라마 한 회당 500만달러 정도로 추산되며 1,000만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애플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넷플릭스·HBO 등과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제작한 콘텐츠를 자사의 아이튠즈 앱을 활용해 배급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WSJ는 “애플이 자신들이 구축한 생태계와 마케팅 능력을 통해 할리우드의 치열한 경쟁 현장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홍용·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