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세월호 유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정부 차원의 사과와 진상규명 의지를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이 청와대에 초청된 것은 세월호 침몰 발생 후 3년4개월 만이다.
면담 시작 직전부터 유가족들은 눈물을 흘렸다. ‘유민 아빠’ 김영오씨는 “그동안 너무 억울했고 지금은 너무 감동적”이라며 “이렇게 청와대에 쉽게 들어올 수 있었는데, 아무것도 아니었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를 포함한 유가족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과 광화문에서 단식과 노숙시위 등을 한 바 있다. 김씨는 “이렇게 만나주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들어서자 유가족들은 박수로 환영했다. 유가족들을 본 문 대통령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를 늘 기억하고 있었다”며 “미수습자 수습이 끝나면 청와대로 한번 모셔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이렇게 모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들이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며 “정부는 가족들의 여한이 없도록 마지막 한 분을 찾아낼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무능하고 무책임했다며 재차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늦었지만 정부를 대표해서 머리 숙여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는, 나라다운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서 세월호 희생이 반드시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는 당연한 책무인 진실규명마저 회피하고 가로막는 비정한 모습을 보였다”며 “세월호의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가족들의 한을 풀어주고 아픔을 씻어주기 위해 필요하지만 다시는 그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교훈을 얻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진상규명 의지를 재차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은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2기 구성, 4·16 재단 설립, 추모공원 건립 등을 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강력한 법적 권한을 갖는 세월호 2기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될 수 있도록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믿는다”며 “오늘 의견을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출발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