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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톡] ‘싱글와이프’를 향한 엇갈린 시선…진심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내에게도 일탈이 필요하다’라며 야심차게 출사표를 내던진 SBS 예능프로그램 ‘싱글와이프’를 향한 대중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계속되는 스타들의 가족예능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 또한 있는 것이다. ‘극과 극’의 평을 받고 있는 ‘싱글와이프’에게 필요한 돌파책은 무엇일까.

16일 방송된 ‘싱글와이프’는 친구와 함께 태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박명수의 아내 한수민과 ‘우럭여사’ 정재은의 러시아 백야 체험, 양양으로 떠난 전혜진의 서핑 체험 등이 다뤄졌다. 한수민, 정재은, 전혜진은 자신들이 있는 장소와 상황 등은 다르지만, 남편에 대한 사랑과 애정은 동일했다.




사진=‘싱글와이프’ 캡처사진=‘싱글와이프’ 캡처


친구와 함께 태국을 돌아다니다가 한 카페에 들어가 한숨 돌리게 된 한수민은 남편 박명수와의 러브스토리를 고백했다. 처음에는 박명수가 마음에 들지 않았노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한수민은 “그런데 대화를 해보니까 여자를 끄는 마력이 있었다. 명수오빠가 첫 만남에 ‘그냥 우리 사귈래요’ 그래서 ‘네’ 그랬다. 바로 손을 잡겠다고 했는데 꽉지를 바로 꼈다“며 연애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남편을 향한 한수민의 사랑이 공개됐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미국 유학길이 아닌 박명수와의 결혼을 선택한 한수민은 그 이유에 대해 “그때 미국을 가는 것보다 이 사람이랑 사는 게 더 행복할 것 같았다”며 ”후회는 없다“고 고백한 것이다. 한수민의 진심어린 고백에 박명수의 표정이 환해진 건 당연한 일이었다.

남편을 향한 애정을 고백한 출연자가 또 한 명 있다. 바로 정재은이다.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 상트페레르부르크에 도착한 정재은은 그곳에서 운 좋게 한국인 청년을 만나 함께 여행을 하게 됐다.

도심 곳곳을 다니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정재은은 이후 이 청년과 함께 러시아이 백야축제까지 감상하게 됐다. 축제의 감성에 빠져든 정재은은 ‘우아한 럭비공’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뜬금없이 여행파트너에게 자신의 첫 사랑이 고등학교 시절 바순을 부는 오빠라고 고백하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내 남편 서현철을 향한 사랑을 드러났다. 야경을 보던 정재은은 남편에 대해 “어디서든 내가 춥지 않게 미리 만들어주는 남자”라면서 자랑에 나선 것이다. 정재은은 “난 지금 너무 행복하다. 행복을 만들어준 사람”이라며 애정을 고백했고, 스튜디오에서 VCR을 지켜보던 서현철은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한수민과 정재은의 남편을 향한 사랑고백은 이날 ‘싱글와이프’의 키워드이기도 했다. ‘싱글와이프’는 아내들이 가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낭만적인 일탈을 꿈꾸고, 남편들이 이를 지켜보면서 그동안 몰랐던 아내의 속내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모든 사람이 여행을 할 틈 없이 바쁘게 살아가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겠지만 여행과 육아, 집안일을 병행하는 엄마이자 아내의 경우 더욱 더 여행을 떠나기 어렵다. 그렇기에 ‘싱글와이프’워킹걸로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떠난 여행지에서 신나게 노는 아내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내에게도 휴가가 필요하다’를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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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의 기획의도가 통한 듯 처음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좋았다. ‘우럭여사’라는 별명을 얻게 된 정재은부터 사랑꾼 이천희의 와이드한 아내 전혜진까지, 새로운 예능캐릭터가 탄생했고, 이는 시청률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 같은 시청률 추이는 파일럿으로 시작된 ‘싱글와이프’에게 정규행 티켓을 전해주었다.

정규 프로그램이 된 ‘싱글와이프’는 남편을 향한 사랑을 고백한 한수민과 정재은처럼 나름의 진심과 이를 바라보는 남편들의 진지함을 담아내면서 많은 이들의 웃음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싱글와이프’에 대한 엇갈린 시선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근래에 스타가족을 주인공으로 하는 가족예능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방송에도 가족세습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 일 년에 한 번 휴가를 가기도 어려운 현실 가운데 방송국에서 보내주는 여행을 즐기는 연예인가족을 보는 것이 힘들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대중의 공감을 불러 넣어야 하는데, ‘싱글와이프’에 출연하는 아내 대부분이 지나치게 잘 나가는 이들이라는 것도 시청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부담의 대표적인 대상은 바로 박명수의 아내 한수민이다. ‘싱글와이프’의 아내 중에서도 특히나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는 한수민의 경우 ‘싱글와이프’의 한계를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생애 첫 배낭여행을 즐기는 한수민의 모습에 공감을 하는 이도 있지만, 너무나도 잘난 그녀의 이력은 도리어 대중의 삐딱한 시선을 부르면서 정작 여행 안에 담긴 그녀의 진심과 더 나아가서 ‘싱글와이프’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옅게 만드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싱글와이프’를 보는 많은 이들은 ‘게스트의 변환’이 필요하다고 말을 하고 있다. 육아나 가정일로 혼자는 여행을 못 다녔던 와이프가 일탈로 여행을 떠나는 ‘싱글와이프’인 만큼 똑같은 사람이 계속 여행을 다니는 것은 원래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일 뿐 아니라, 기존의 가족여행예능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장석진 PD는 기자간담회 당시 “정규로 확정되면서 새로운 아내 분들을 섭외하고, 이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잘 되면, 특집으로 일반인 특집을 스핀오프로 제작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과연 이 같은 게스트 변환이 ‘싱글와이프’를 향한 엇갈린 시선을 해결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서경스타 금빛나 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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