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살충제 계란 파동에 대한 실태 파악이 미흡하다며 해당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들을 상대로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8월17일자 1·3면 참조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살충제 계란 사태 상황 및 대응책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당초 살충제 계란 문제는 이날 회의에서 후순위로 논의될 계획이었지만 이 총리가 직접 첫 번째 안건으로 상정하고 주요 의제로 다뤘다. 통상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는 한 안건당 20분 정도 논의되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살충제 계란 논의에만 무려 45분이 할애됐다.
이 총리는 살충제 계란이 포함된 가공식품이 시중에 남아 있는지, 닭고기는 안전한지, 학교 급식에 살충제 계란이 쓰일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집중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농식품부와 식약처가 살충제 잔류량 수치를 서로 다르게 보고하면서 회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돌변했다. 서로 다른 표본 대상과 조사 방식을 적용해 실태 조사 결과가 부처별로 엇갈리게 나오자 이 총리가 이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 총리는 해당 부처 관계자들이 질문에 명쾌하게 답하지 못하자 “이런 식으로 파악도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브리핑을 하면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신뢰를 얻겠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요즘 젊은 기자들이 얼마나 날카롭게 질문하는데 이렇게 엉성하게 준비하느냐”며 “악재 자체로 정부 신뢰가 손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악재를 잘못 관리하면 신뢰가 훼손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