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한국항공우주 빼? 그냥 둘까?…골치 아픈 펀드매니저

"비리 의혹 기업에 투자 못해"

외국계 내부규정 앞세워 제외

국내운용사는 "투자매력" 의견

한국항공우주(047810)(KAI)의 방산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펀드매니저들도 고민에 휩싸였다. 대표적인 방산주이자 미래성장주로 인기를 끌었던 KAI가 한순간에 ‘나쁜 종목’으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당장 포트폴리오에서 KAI를 지우기로 한 운용사가 있는가 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KAI의 투자 매력도만 따질 것”이라는 입장도 들려온다. 일부 증권사는 KAI가 국내 대표지수인 코스피200 편입 종목임에도 커버리지 종목에서 제외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맥쿼리투신운용은 최근 KAI를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비리 의혹에 휩싸인 기업에 투자할 수 없다는 내부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외국계 운용사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외국계 운용사 관계자는 “특정 종목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없지만 본사 차원에서 나쁜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 외국계 합작운용사 최고운용책임자(CIO)도 KAI에 대한 내부적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다행히 비리 이슈가 터지기 전에도 투자 매력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돼 액티브 펀드에 담고 있지는 않았다”며 “다만 인덱스를 추종하는 펀드에 KAI를 담아야 하느냐 마느냐로 고민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비리 등의 문제보다도 KAI의 투자 가치에 초점을 맞추되 향후 KAI의 경영진 선임 등에 관한 주주총회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국내 운용사들은 이번 이슈가 펀드 운용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토종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KAI가 얼마나 저평가됐느냐, 앞으로 실적이 얼마나 개선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며 철저히 투자 매력도를 중심으로 분석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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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양증권은 “검찰 수사와 감리 결과가 나오지 않아 불확실성이 큰데다 실적 예측이 어렵다”며 커버리지 종목에서 제외했다. 커버리지 종목은 상장사 중 해당 증권사가 분석리포트를 내는 종목이다. 다만 한양증권은 조사결과가 발표되며 의혹들이 해소되고 회계기준에 합의가 이뤄지면 주가가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다만 당분간 KAI에 신규 투자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KAI의 신용등급을 하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날 밝혔다. 주요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재무 안정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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