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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스페셜’ 8.15기획 전쟁과 여성 2부…‘그녀의 전쟁’

‘KBS스페셜’ 8.15기획 전쟁과 여성 2부…‘그녀의 전쟁’




17일 방송되는 KBS1 ‘KBS스페셜’에서는 ‘전쟁과 여성 2부 - 그녀의 전쟁’ 편이 전파를 탄다.


▲ “여성은 전쟁이 아니라 전쟁터의 사람을 이야기한다.” - 2015년 노벨문학상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생사를 오가며 전쟁터를 누빈 것은 남성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격전지도, 명분도 각각 달랐지만, 동아시아의 전쟁터에는 분명 여성들이 존재했다. 자신의 의지 혹은 국가의 부름으로 참전한 동아시아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쟁’ 자체가 아닌 그 안의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그녀들의 눈으로 바라본 전쟁의 참혹함을 묘사한다.

▲ 민족의 비극, 한국전쟁에 뛰어든 소녀

“저 사람을 안 죽이면 내가 죽어야 하는 거니까 내가 살려면 악한 마음을 가져야 하잖아요.“

대한민국 유일의 6.25 참전유공자회 여성회장 박옥선(86). 종로구 유공자지회의 살림을 꾸리는 바쁜 와중에도 유공자 회원 가족을 챙기는 그녀의 손길은 각별하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했을 때 경기여자중학교 5학년이었던 그녀는 전쟁 통에도 임시 학습소를 찾아다니며 학업을 붙들었다. 넘쳐나는 부상자를 치료할 간호사가 모자라다는 소식에 참전을 결심, 부모님 몰래 간호장교 임관 시험을 보고, 집합 명령을 전달 받는다. 훈련소행 기차를 타기 위해 서울역으로 향하던 날, 뒤늦게 달려온 아버지가 눈물을 훔치던 모습. 이것이 그녀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다.

▲ 죽음을 전하는 전령사

“전쟁은 가장 비참한 일입니다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에요”


중국 우한에서 올해 97세를 맞은 허위커 할머니는 1940년 여름방학이 끝나고 남성들과 함께 일본군에 맞서기 위해 참전했다. 육군 제 8군 5사 정치부 소속으로 전쟁터로 향하는 용사들과 악수를 나누며 승기를 북돋았다. 용사들이 복귀했을 때에는 아침의 건장했던 모습과 달리 처참했다고 말한다.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가족에게 “나라를 위한 값진 죽음이었다”고 위로를 전달하는 것도 그녀의 임무 중 하나였다. 징병된 아들이 보고 싶어 전방까지 찾아온 노모에게 죽음을 전해야했던 그 순간을 전쟁 중 가장 애통했던 순간으로 꼽는다. 그녀의 감수성으로 바라본 전쟁터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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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주의의 소녀들

“주민 모두, 죽는 건 이미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모두 면도칼, 낫, 도끼를 가지고 피난 갔었죠. 제가 용케 죽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예요.“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 중 유일하게 미군과의 지상전이 벌어졌던 지역이다. 아름다운 해변을 자랑하는 관광지로 알려진 오키나와의 자마미섬. 자마미 섬은 태평양 전쟁의 격전지 중 하나였다. 매년 음력 2월 15일, 자마미섬 주민들은 전쟁 때 사망한 가족을 기린다. 미야무라 후미코 할머니(95)도 매년 이 날이 오면 제사 음식을 준비한다. 미군과의 지상전이 벌어지던 2~3개월 사이 목숨을 잃은 사람은 천여 명.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숨어있던 방공호 안에서, 아버지가 아내와 자식을 죽여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미야무라 후미코 할머니가 목격한 전쟁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1945년 3월, 오키나와여자사범학교에도 징집령이 떨어진다. 교사를 꿈꾸던 15~19세 소녀들은 ‘히메유리 학도대’라는 이름으로 방공호에 배치됐다. 시마부쿠로(91) 할머니도 그 중 한명이었다. 부상당한 일본군을 치료하는 임무를 받아 수행했다. 3개월 후, 일본군의 패색이 짙어지자 전쟁터에 투입됐던 소녀들은 버려졌다. 미국인과 영국인들은 일본 여성을 강간하고, 남자들은 찢어 죽인다며 괴물과 같다고 교육받은 소녀들. 이들은 미군에게 붙잡히기 전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거나 도망 다니다 목숨을 잃었다. 최종적으로 240명 중 130명이 죽고, 50명이 실종됐다.

“일주일이면 다시 학교로 돌아올 줄 알았어요. 그림 그리길 좋아하는 친구는 벼루와 붓을, 공부를 좋아하는 친구는 책과 안경을 챙겨가기도 했죠.”

살아 돌아온 소녀들은 다시 삶을 이어갔다. 그러나 죽은 친구들이 잊혀 가는 것을 볼 수 없었다. 각자 그날의 기억을 조합하고 작은 자료도 소중히 모아 히메유리학도대 평화자료기념관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매년 6월 23일, 먼저 떠난 친구들을 위한 위령제가 열린다.

▲ 전쟁은 그녀의 삶을 바꿔놓았다

팔순을 훌쩍 넘긴 할머니들의 삶에서 전쟁은 잠시뿐인 기간이다. 그러나 잠시였던 전쟁은 그녀들 삶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KBS스페셜 <전쟁과 여성- 2부 그녀의 전쟁>에서는 전쟁을 겪은 할머니들의 평화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더 나아가 전쟁의 얼굴을 드러내는 과거의 기록에 그치지 않고 동아시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전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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