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김 전 대통령의 성과인 IMF 경제위기 극복과 한반도 평화 등에 대한 회상 등이 추모사의 주를 이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사와는 달리 더욱 시적이고 감성적이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김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했던 것으로 추모사를 시작했다. 그는 “작년 4월, 저는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하의도를 찾았다. 생가와 모교를 방문했고, 마을 분들과 대통령님의 이야기를 나눴다”며 “방파제에 앉아 대통령님이 그토록 사랑했던 하의도 바다를 바라보았다. 제가 태어난 거제도 바다, 제가 자란 부산 영도의 바다도 거기에 함께 있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희호 여사에 대해서도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대통령님의 삶에는 이희호 여사님이 계신다”며 “여사님은 대통령님과 함께 독재의 온갖 폭압과 색깔론과 지역차별에도 국민과 역사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지켜낸 동지”라고 존경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무너진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각오로 대통령 직무를 수행해오고 있다”며 “20년 전, 전대미문의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했던 김대중 대통령님의 심정도 같았을 것”이라고 IMF 경제 위기를 극복한 김 전 대통령을 회상했다. 이어 “1998년 취임 연설 중 국민의 고통을 말씀하시면서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하던 모습이 또렷하다”며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절로 배어나오는 그 모습에 국민도 같이 눈물을 흘렸다. 대통령님을 믿고 단합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대통령님은 벼랑 끝 경제를 살리는 데만 그치지 않았다”며 김대중 정부의 안보와 남북대화 진전에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햇볕정책을 통해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갔다. 2000년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으로 남북 화해협력의 빛나는 이정표를 세웠다”고 했고 “두 번에 걸친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끈 분도 김대중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대통령님이 보여주신 통일을 향한 담대한 비전과 실사구시 정신, 안보와 평화에 대한 결연한 의지로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인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겠다”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을 기리며 추모사를 마쳤다. 문 대통령은 “당신이 하셨던 말이 생각난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발전 하는 역사에서 김대중이라는 이름은 항상 기억될 것”이라며 “김대중 대통령님 그립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라고 끝맺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사엔 문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에 방점이 찍혔다면 김 전 대통령의 추모사엔 오롯이 추모의 의미와 존경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