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글로벌 현장에서]한·중미 FTA 체결과 온두라스

신성기 주 온두라스 대사

온두라스·파나마 등 중미 6개국과

95% 관세 철폐 약속한 亞 첫 FTA

비준땐 상호보완적 교역 확대 기대

성장잠재력 큰 중미 선점 기틀될 것

신성기 주 온두라스 대사신성기 주 온두라스 대사


한국과 중미 지역의 엘살바도르·온두라스·니카라과·코스타리카·파나마 5개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곧 정식으로 서명될 예정이다. 원래 이들 5개국에다 과테말라를 포함해 중미 6개국과의 FTA는 협상 개시를 선언한 지 1년5개월 만인 지난 2016년 11월 공식 타결됐다. 이후 협정 문안에 대한 법률 검토 등을 거쳐 2017년 3월 과테말라를 제외한 중미 5개국과의 가서명이 이뤄졌으며 현재 협정문 번역 등 정식 서명을 위한 각국의 국내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온두라스를 포함한 중미 6개국은 인구 규모가 4,748만명,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2,272억달러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국가들이다. 한·중미 FTA는 이러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중미 국가들이 아시아 국가와 체결하는 최초의 FTA다. 한국으로서는 아시아 지역 내 여타 경쟁국들보다 먼저 중미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1915A27 글로벌현장


한-중미 교역량은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6년 교역 규모는 34억달러를 기록했다. 한·중미 FTA는 전체의 95% 이상의 품목에 대해 즉시 또는 단계적 관세 철폐를 약속해 향후 양 지역 간의 교역 증가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상호보완적인 교역 구조를 활용해 우리의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 합성수지, 편직물 외에 섬유, 자동차 부품, 화장품, 의약품 등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 활로 개척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온두라스는 한반도 면적의 절반 크기에 인구 또한 887만명에 불과한 조그마한 나라로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하다. 그러나 최근 온두라스 커피가 국내에 많이 소개돼 커피 애호가들에게 널리 사랑을 받으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온두라스의 대한국 수출 품목 중 커피가 1위를 차지하는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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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는 16세기 초 스페인에 정복된 후 과테말라 총독의 지배를 받다가 19세기 초 독립했고 이후 중앙아메리카연방에 가맹했다가 연방이 분리된 후 다시 독립했다. 해안 지대는 열대성 기후로 고온다습하고 산악 지대는 온대성 기후로 건조하다. 유럽-아메리카 혼혈의 메스티소와 인디언이 90%를 차지하며 2015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은 2,236달러다.

온두라스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생각보다 높다. 2011년 2월 포르피리오 로보 대통령과 2015년 7월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는 등 한국과의 협력 확대를 위한 온두라스의 정치적 의지는 매우 강하다. 또 태권도는 축구에 이어 제2의 스포츠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13개에 이르는 한류 단체가 1만4,000여명의 회원과 함께 K팝과 한국 문화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농촌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된 새마을운동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지역공동체개발수자원위생처 주도로 시범마을을 선정해 자체적으로 새마을운동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한·중미 FTA 서명을 앞두고 온두라스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기존의 주요 수입 품목인 자동차·휴대폰·전자제품 등은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한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산 화장품 등 신규 상품 수입에도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그동안 온두라스에 대한 외국인 투자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해온 치안 문제 또한 최근 들어 대폭 개선되고 있다. 올해 8월 초 갤럽이 발표한 ‘2017 글로벌 법질서 리포트(2017 Global Law and Order Report)’에 따르면 온두라스는 2016년 글로벌 법질서 지수에서 중남미 국가 중 칠레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한·중미 FTA는 온두라스를 포함해 아직까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중미 국가들과의 교역 확대와 더불어 경제협력 증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미 FTA가 조만간 서명과 비준을 통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발효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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