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뷰티풀 데이즈’(감독 윤재호) 제작사 (주)페퍼민트앤컴퍼니 측은 “이나영의 캐스팅을 확정하고 촬영 준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컴백만으로도 이슈가 될 법한데 더욱 이목이 집중되는 부분이 있다. 이번 복귀가 특별한 의미를 가진 시나리오와 신예 윤재호 감독의 독특한 영화 세계에 대한 이나영 본인의 확신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
더욱이 이나영은 제작비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사용될 수 있도록 노개런티 출연을 자처하며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뷰티풀 데이즈’는 탈북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픽션. 조선족 가족을 버리고 한국으로 도망간 엄마와, 그런 엄마를 미워하던 아들의 16년 만의 재회를 통해 분단국가의 혼란과 상처를 희망의 메시지로 표현하는 작품이다.
이나영이 맡는 역할은 엄청난 고통의 기억을 품었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삶의 여정을 지속하는 엄마 역할. 특히 한 작품에서 10대 중후반, 20대, 30대 세 연령대와 연변어, 중국어, 현재의 서울말씨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10월 중순 촬영에 돌입한다.
드디어 이나영이 스크린에 컴백한다. 2012년 ‘하울링’ 이후 5년만이다. 작품 내용과 캐릭터가 지금까지 이나영이 연기했던 것과는 매우 상반된다. 그간 이나영은 영화 ‘후아유’ ‘아는 여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아일랜드’ 등으로 로맨스 연기를 주로 소화해왔다. 여리한 몸매로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였다. 때론 새침하기도 했다.
잡지모델 출신인 이나영은 특유의 큰 눈망울에 인형 같은 이목구비로 ‘대한민국 미녀 여배우’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덕분에 영화나 드라마 외에 수많은 광고주들이 그에게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화장품, 가전제품, 카드, 커피, 의류 등 TV를 틀면 그 즉시 이나영의 CF들이 흘러나왔고, 그렇게 광고 이미지로만 소진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다 이나영은 2013년 7월 원빈과의 열애를 인정했고, 2015년 5월 원빈의 고향인 강원도에서 스몰웨딩을 올렸다. 같은 해 12월에는 득남 소식까지 전했다. 원빈과의 아름다운 가정을 꾸리며 이나영은 자신의 삶에서 큰 변화를 보여주었지만, 그 과정 가운데 ‘연기’는 없었다. 많은 배우들이 어느 한 시기에 연기의 성장과 변화를 맞게 마련인데, 이나영에게는 그것이 ‘결혼’과 ‘출산’이 됐다.
이제 더 이상 ‘만인의 여인’으로 이미지가 소비되기엔 한계가 있다고 자각한 것일까. 한동안 ‘연기’가 아닌 CF 스타로 얼굴을 알렸던 이나영은 다시 본업으로 돌아왔다. 이번 이나영의 컴백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단순하게 그가 5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진짜 엄마’가 된 상황에서 ‘엄마’를 연기하는 것이다. 여기에 완벽한 몰입이 더해진다면 꽤 만족할 메소드 연기까지 기대해 볼 만하다. ‘뷰티풀 데이즈’는 이나영 스스로 선택한 작품이다. 탈북여성의 내적 아픔을 깊게 들여다보겠다는 의지가 전해진다.
이나영의 컴백과 더불어 또 다른 관심사는, 이제는 ‘이나영의 남편’으로 불리고 있는 원빈 역시 언제쯤 ‘배우’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이다. 원빈은 현재 ‘스틸라이프’ 출연을 검토 중인 상태. 아직 곧바로 복귀할 거라 단정 짓기는 이르다. 앞서 “신중하게 작품을 검토하고 있다”며 출연 불발된 작품이 여러 편 있었기 때문이다. 원빈도 이나영처럼 공백기 이후 깊이 있는 연기 변신을 꾀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원빈은 2010년 ‘아저씨’ 이후 무려 7년간의 공백기를 갖고 있다. 7년 동안 그 어떠한 작품 활동 없이 CF로만 모습을 드러내왔던 터라 오죽하면 ‘7년간 커피만 마시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 마당이다.
부부로서의 알콩달콩 훈훈한 일상을 즐긴 원빈-이나영 부부도 좋았다. 팬들은 한편으로 연기에 더 큰 박차를 가할 이들 부부의 배우로서의 행보를 보고 싶어 한다. 두 사람이 팬들의 부름에 얼마만큼 화답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