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 파동의 주범이 공장식 축산의 안전문제를 규제하지 않은 농림축산식품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동물보호연합·케어 등 동물단체들은 18일 정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이 말했다. 단체 측은 “살충제 달걀 파동의 해법은 이미 나와 있었다”며 “국내 알 낳는 닭 사육장의 99%를 차지하는 공장식 축산과 감금틀 사육을 폐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닭은 자연상태에 두면 흙을 몸에 비비는 ‘흙 목욕’과 자기 발 등을 이용해 진드기와 벼룩을 없애는 생존 본능을 보인다”며 “철장 안의 닭은 흙 목욕은커녕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닭에 기생하는 진드기는 살충제에 내성을 갖게 된다”며 “결국 살충제 살포 주기가 빨라져 약품의 강도도 높아지다 보니 살충제 잔류량이 많아지는 것”이라 비판했다.
단체들은 살충제 달걀 파동이나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동물 환경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공장식 축산이 원인으로 지적되는데도 농식품부가 이를 규제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농식품부가 축산업의 이익만을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닭 살충제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언론과 소비자연맹, 국정감사 등에서 수차례 공장식 축산을 수차례 지적했음에도 농식품부는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단체 측은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시·도 가축위생연구소는 평균 2년에 한번씩 살충제 성분 중 하나인 ‘트리클로폰’ 잔류량 검사를 해왔지만 닭 사육 농가는 제외됐고, 올해 4월 피프로닐·비펜트린 오염 가능성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규제를 분리하지 않으면 이 사태가 지나간 뒤에도 농식품부는 다시 관행으로 돌아갈 것“이라면서 ”축산업자와 이해관계에 묶여있는 농식품부를 규제하기 위해 동물복지 업무는 타 부처로 이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