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7’(극본 정찬미, 김승원, 연출 박진석, 송민엽, 제작 학교2017 문화산업전문회사, 프로덕션에이치)에는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며 때로는 방어막이, 때로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선생님들이 있다. 학교 밖으로 나가기 전에 살벌한 현실을 일깨워주고 싶은 선생님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손을 잡아주고 싶은 선생님. 금도고 선생님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아이들을 지켜나가고 있다.
금도고 사건의 중심, 2학년 1반 담임쌤 심강명(한주완)은 믿을 수 있는 진솔한 선생님이다.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말만 하던 ‘고답이’ 강명은 이제 아이들을 위해서는 할 말을 하는 당당한 선생님이 됐다. 제자들을 생각하는 마음만은 가장 따뜻하고 다정했던 그는 이런 진심이 아이들에게 언젠가 닿길 바라며 단 한 명의 아이들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손을 잡아주고 있다.
반면, 학교 전담경찰관 한수지(한선화)는 강명과는 다른 방법으로 아이들을 대한다. “무조건 감싸주고 모른 척 해 주는 게 애들을 위하는 걸까요?”라며, 아이들 편에 서서 위로하고 감싸주자는 강명의 생각에 반대했다. 그리고 증거로 추궁하고 떠보았지만,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경찰인 수지는 당장 품에 안아주지 않더라도 아이들을 지키는 방법을 그 누구보다 진심으로 고민하고 있다.
요단강이라는 별명처럼 무서운 국어쌤 구영구(이재용). 아이들이 나가서 겪어야 할 세상은 훨씬 살벌하기 때문에 무조건 옹호, 보호만 할 수 없다던 영구는 가장 현실적이고 냉정한 선생님. 하지만 꿋꿋하게 정의 실현을 하고 있는 라은호(김세정)를 묵묵히 응원했다. 억울함을 토로하는 대자보를 본 후, 구석에 ‘09(영구)’라는 작은 서명을 남기고 미소를 지어준 것. 은호와 강명이 직언을 할 때마다 남몰래 흐뭇한 미소를 짓던 영구는 현실적이지만 따뜻한 속내로 아이들을 지켜나가고 있었다.
은호만큼 통쾌한 사이다가 선생님 중에도 있다. 체육쌤 정준수(민성욱)는 무심한 폭탄 발언과 능청스러운 말투로 아이들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나쁜 어른들에게 직언을 날렸다. 교내 경시대회의 비리가 밝혀지고 오히려 화를 내는 교장에게 “왜 경시대회를 있는 집 애들한테만 몰아줍니까! 애들이 열 받으니까 이런 짓 하는 거 당연하잖아요”라며 직구를 날렸다. 상처받은 아이들을 따뜻하게 위로해주지는 않지만 아무도 하지 못하는 발언으로 시원하게 아이들을 감싸주고 있다.
학교에는 아이들을 차별과 무관심으로 대하는 교장(양도진), 교감(박철민), 장소란(조미령)과 같은 선생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을 놓치지 않고 이끌어주고 싶다는 참스승의 마음을 가진 선생님들이 있기에 학교는 아직도 따뜻하다. 지키는 방법은 각자 다르지만 상처 대신 믿음을, 차별 대신 사랑을 주고 싶다는 진심은 모두가 같다. ‘학교 2017’, 매주 월, 화 밤 10시 KBS 2TV 방송.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