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송영무 국방장관, 방추위 강하게 질타 ... 방산개혁 방아쇠 당기나

"수년째 중대사업 지연되는데

책임지는 사람 없어" 작심비판

정찰위성 개발 심의 연기하기로

“성과·책임 위한 법적 장치 마련”

방추위 역할 변화 바람 불듯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8일 오후 국방부에서 열린 10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군정찰위성사업의 성공을 위해 책임 소재부터 분명히 설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날 방추위는 토론 끝에 상정 안건 심의를 일주일 연기했다. /사진제공=방사청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8일 오후 국방부에서 열린 10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군정찰위성사업의 성공을 위해 책임 소재부터 분명히 설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날 방추위는 토론 끝에 상정 안건 심의를 일주일 연기했다. /사진제공=방사청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군 정찰위성 도입(425사업)을 위한 체계 개발 방안 심의가 다음주로 연기된 것. 방추위에서 상정된 안건이 난상토론으로 연기된 것 자체가 극히 이례적이다. 특히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더 이상의 사업 지연이나 실패 시 ‘책임’ 부분을 강조해 귀추가 주목된다.


425사업은 총사업비 1조원을 들여 한반도 주변을 면밀히 감시할 수 있는 군 정찰위성 5기를 도입하는 사업이다. 당초 지난 2015년 말 시제업체를 선정, 60개월 이내에 첫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었으나 사업 주관, 요구 성능을 둘러싼 정부부처 간 이견으로 지금까지 순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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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장관은 심의에서 “이토록 중차대한 사안이 지연됐는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토론에 불을 댕겼고 토론은 1시간 넘게 이어졌다. 토론 과정에서 개발인력을 교체해야 한다는 견해도 내놓았다. 송 장관은 국방과학연구소(ADD) 개발책임자의 설명을 들은 뒤 ‘정년이 언제냐’고 묻고 ‘3년여 남았다’는 대답을 듣자 바로 방위사업청장에게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 도중에 정년으로 떠나버리는 풍토에서는 책임을 질 수 없다. 성공할 때까지 책임질 수 있는 인력으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

방추위원들은 일부 반론을 제기했으나 송 장관의 기세에 밀렸다. 송 장관은 ‘업체 선정 후 최소 개발기간 60개월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고는 “같은 60개월이라도 하루를 8시간으로 쓰느냐, 12시간으로 쓰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필요하면 인력을 늘려서라도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2006년 3월부터 시작돼 매월 한 차례씩 열리는 방추위가 103회를 이어오는 동안 위원장인 국방부 장관이 강도 높게 ‘책임성’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추위의 역할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 장관은 야인 시절부터 “방추위를 비롯한 국방 관련 회의가 거수기 역할에 그친다면 존재할 필요조차 없다”는 소신을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은 이날 방추위에서 “사명감을 갖고 무기 개발과 도입에 임하되 제도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 ‘성과와 책임’을 분명하게 규명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제103회 방추위의 한 참석자는 “회의 내내 가슴을 졸였다”고 분위기를 전하며 “송 장관의 방산 부문 개혁 드라이브가 본격적으로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권홍우 선임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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