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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KBS청춘드라마②] “세상을 배워가는 이야기”...청춘물 안에 답이 있다

올해 KBS 드라마국에 큰 지각변동이 보인다. ‘청춘 위로’ ‘청춘 예찬’을 주제로 한 작품이 상당수다. 올 상반기만 해도 ‘화랑’ ‘쌈, 마이웨이’ ‘최고의 한방’, 하반기에는 ‘학교 2017’ ‘최강 배달꾼’ ‘맨홀’ ‘란제리 소녀시대’까지 7편의 청춘물이 라인업을 구축했다. 수가 많은 만큼 성패의 확률도 모두 높아졌다.

/사진=KBS/사진=KBS





학원물을 포함한 KBS 청춘물의 본격적인 양산은 2000년대 직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교’ 시리즈의 성공적인 탄생부터 ‘반올림’ ‘꽃보다 남자’ ‘공부의 신’ ‘성균관 스캔들’ ‘드림하이’ ‘내일도 칸타빌레’ ‘오렌지 마말레이드’ ‘발칙하게 고고’ ‘무림학교’ ‘구르미 그린 달빛’, 그리고 가장 최근 ‘맨홀’까지 꾸준히 제작을 이어왔다. 어언 20년이다.

초반에는 중고등학생 중심의 일반 학원물로 시작해 특목고, 사극, 20대의 현대극, 판타지 등 다양한 접목으로 변화를 추구해왔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다. 극 특성상 청춘의 활기찬 분위기를 강조하다보니 만화적이고 과장된 연출을 피할 수 없었다. ‘꽃보다 남자’ ‘내일도 칸타빌레’ ‘발칙하게 고고’ ‘무림학교’는 과도한 CG 처리와 오버스러움이 현실과 동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반면 ‘성균관 스캔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사극 속 청춘과 애틋한 로맨스를 조화롭게 담아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이와 유사한 장르로 올해 ‘화랑’을 방영했지만 지지부진한 스토리텔링으로 이목을 끌지 못했다. ‘공부의 신’ ‘오렌지 마말레이드’ ‘최고의 한방’까지 보더라도 화려한 출연진만이 능사가 아니라 결국 힘 있게 끌고 가는 전개, 공감의 요소가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학교’ 시리즈, ‘반올림’ ‘쌈, 마이웨이’ ‘최강 배달꾼’이 지극히 일상의 이야기라 하더라도 뼈 있고 맛깔 나는 대사를 뽑아내 ‘사이다’ 효과를 준 것으로 반증된다. 특히 ‘쌈, 마이웨이’와 ‘최강 배달꾼’은 일상 속 참신한 요소를 이끌어내 흙수저 청춘의 반란을 호기롭게 표현, 세상을 향한 일침으로 통쾌한 재미를 선사했다. 공감과 흥미를 모두 잡은 것은 물론이었다.

/사진=KBS/사진=KBS



KBS 이건준 CP(책임프로듀서)는 서울경제스타에 최근 청춘드라마가 많아진 이유로 “항상 삶이 탄탄대로이지 않지만, 꿈을 만들어가고 세상을 배워가는 과정 중에 있는 청춘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 등장인물들은 각박한 현실에서 꿈을 잃지 않고 좌절을 극복한다. 그러면서 보편적인 정서, 공감되는 이야기까지 담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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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드라마의 장르가 다양해지면서 수사물, 장르물 등이 많이 생겨났다. 각박한 현실이 반영된 ‘쌈마이웨이’, ‘학교’처럼 청춘물도 이제는 하나의 장르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KBS는 가족극이 강했다. 이제는 청춘물을 통해 시청자들과 폭 넓게 공감하려 한다. 젊은 감각의 채널로도 발전시키고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흥행 성패의 위험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자칫 2049만 시청층만을 잡을 수 있다는 위험요소가 있다. KBS는 지금까지 가족극으로 전 연령층을 아울렀던 것에서 전혀 다른 관점으로 시청자들에게 접근 중이다.

이건준 CP는 “청춘드라마라도 이야기를 잘 풀어낸다면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을 확보하는 것은 가능하겠다. ‘쌈마이’는 1040세대에서 고루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청춘드라마로 포커스를 맞췄지만 부모 세대의 사연도 담아서 더 큰 공감을 얻은 것 같다”며 “이제는 오피스물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해졌듯, 드라마 시장 자체가 커졌으니 앞으로 여러 소재의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청춘물’이 이제는 하나의 독창적 장르로 완벽하게 자리 잡은 만큼, 그 안에서 다양한 변주 또한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시대는 각박해지고 삶은 팍팍해졌고 청춘은 많이 아프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방관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최근 청춘드라마는 현실의 꼬집음, 공감의 토닥임으로 ‘힐링 사이다’ 역할을 하고 있다. 청춘에게 희망을 제시하는 청춘드라마의 발전을 눈 여겨 볼만한 이유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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