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인종차별 선 넘은 트럼프...보수언론도 외면?

트럼프 '샬러츠빌 양비론'에 반발

백악관 예술자문위원 전원 사퇴

측근 아이컨 규제개혁 고문직 사임

머독 폭스뉴스 회장도 우려 표명

미국 백악관 예술·인문 자문위원회가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사임 서한 /트위터 캡처미국 백악관 예술·인문 자문위원회가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사임 서한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반발이 경제계를 넘어 문화·종교계 등 사회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제임스 머독 21세기폭스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우려를 표하면서 보수색채가 강한 언론인 폭스뉴스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백악관 예술·인문자문위원회 소속 17명 위원 전원이 18일(현지시간)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위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공동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사태와 관련해 백인우월주위 시위대와 맞불시위대 모두를 비난한 것을 “양비론”이라고 비난하며 “우월주의·차별·독선은 미국의 가치가 아니며 당신의 가치 역시 미국의 가치가 아니다”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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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의 종교자문위원회인 복음주의위원회에서도 처음으로 사임을 표명한 인사가 나왔다. 뉴욕 대형교회인 크리스천문화센터를 이끄는 A R 버나드 목사는 “믿음으로 서로 다른 사람들을 통합해야 한다는 생각에 복음주의위원회에 참여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가치가 어긋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지난 15일 사퇴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선 운동 과정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두둔해온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컨도 규제개혁 특별고문직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올해 케네디상 수상자 축하행사에서도 내몰리듯 불참을 선언했다. 케네디상은 매년 12월 케네디센터에서 예술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수여하는 40년 전통의 권위 있는 상으로 백악관은 관례로 대통령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수상자를 초청한 축하행사를 개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불참 결정은 올해 수상자 5명 중 3명이 백악관 행사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뒤 나온 것이다.

폭스뉴스·뉴욕포스트 등 보수언론을 이끌고 있는 머독 회장도 지인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샬러츠빌에서 목격한 것과 이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반응은 우리 모두를 우려스럽게 만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e메일은 머독 미디어그룹이 지배하는 보수성향의 매체에 변화의 전조가 될 수 있을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결정적 국면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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